[홍민기 목사의 플랜팅 시드] <4> 메시지는 홈런을 쳐야
사실 개척교회에서 할 수 있는 사역은 많지 않다. 재정도 없고 사람도 적다. 그러나 개척교회가 살아나려면 반드시 갖춰야 할 게 있다. 잘 준비된 설교다. 개척교회에선 설교 외에 특별한 경쟁력을 갖기란 쉽지 않다. 처음부터 교육 부서가 준비되기 어렵고 자원은 부족하다. 하지만 설교는 다르다. 설교는 제일 잘할 수 있다. 그리고 제일 잘해야 한다. 다른 것으로 승부를 걸 수가 없다.
무엇보다 주일설교 준비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주중 예배를 기존 교회처럼 운영하지 말고 대폭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혼자 온갖 설교를 준비하면서 주일예배 설교를 잘할 수는 없다. 새벽예배는 성도들이 자유롭게 와서 기도하는 시간으로 준비하면 좋다.
매일 2~3명 성도 앞에서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을 만들지 말고 찬양을 틀어놓고 성도들이 자유롭게, 충분히 기도할 수 있도록 한다. 수요예배 금요예배 등 모든 예배를 기존 교회와 똑같이 하면 오히려 새롭지 않다. 목사 자신이 한 주에 ‘올인’해 준비할 수 있는 설교가 몇 편인지 살피고 한두 편 설교에 전심을 다하라.
유튜브가 영상을 지배하면서 성도들은 메시지를 미리 들어보고 교회를 방문한다. 설교가 안되면 방문자는 줄어들게 된다. 개척 후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라도 한 명 더 와야 교회가 산다. 설교는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하면 된다. 강해설교를 하든 주제설교를 하든 상관없다. 다만 절대 유명 설교자를 흉내 내거나 따라 하지 말라. 개척은 새로움이다. 다소 거칠더라도 자신만의 설교를 하는 게 중요하다. 개척 후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은 설교다.
심방도 한계가 있다. 당장 심방할 성도가 그리 많지 않다. 너무 자주 가면 그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노방전도보다 설교 준비를 하는 게 더 시급하다. 자신만의 설교 루틴을 만들고 충분한 시간을 투자한다. 설교 준비는 월요일 오전에 시작하는 게 좋다. 그 이유는 주일에 한 설교를 가장 잘 기억하기 때문이다. 월요일을 그냥 보내고 화요일에 출근해서 하기엔 주일에 느꼈던 장단점들을 기억하기 어렵다. 그래서 월요일에 쉬는 대신 화요일이나 목요일에 쉬는 것을 추천한다.
월요일에 본문을 정하고 묵상을 시작하면 한 주를 그 말씀의 눈으로 볼 수 있다. 한 주 동안 만나는 사람들과 일어난 일들이 모두 설교의 소재가 될 수 있다. 하루하루 조금씩 투자해 묵상과 공부로 준비하다 금요일에 원고 작업을 하는 거다. 토요일 너무 늦게까지 설교 준비를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피곤한 모습은 좋지 않다. 주일에 목사 본인이 생기 있어야 공동체 예배가 살아난다.
한 주에 반나절 정도는 바람도 쐬고 커피도 마시면서 혼자 시간을 보내라. 교회를 떠나 생각하고 밖에서 안을 보는 시간을 갖는 게 좋다. 서점에 가는 것도 좋다. 여러 책을 읽으며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고 예화도 발견할 수 있다.
개척 후 성도들이 모이기 시작해 어느 정도 숫자가 돼도 자신만의 설교 루틴을 지키면서 사역해야 한다. 공간, 시설 등 교회의 부족한 부분을 말씀의 은혜로 채울 수 있다. 목사 본인도 꾸준히 말씀을 듣고 은혜받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자.
성도들이 개척교회를 찾았을 때는 완벽한 예배나 성숙한 설교를 찾는 게 아니다. 그 교회만이 가지는 예배와 설교를 찾는다. 패기 넘치는 젊은 목회자의 말씀 선포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눈치 보지 말고 최선을 다해 준비한 설교를 펼치면 성도들은 반드시 모인다. 거의 모든 개척교회에 성도들이 정착하는 이유는 설교 때문이다. 다른 것에 에너지를 쏟지 말고 꾸준하게 설교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개척의 적은 조바심이다. 이렇게 해도 되는 건지, 교회가 제대로 세워져 가는 건지 모든 부분에 조바심이 생긴다. 하지만 조바심이 자신을 흔들 때 설교 준비에 더욱 힘을 내자.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하자. 최고의 말씀이 선포되길 말이다. 안타도 안 된다. 홈런을 치자. 오늘도 여러분을 응원한다.
라이트하우스무브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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