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폰트 자막 단 CCM, 유튜브 올리면 분쟁 소지

정재훈 변호사, ‘좋은나무’에 기고… 교회의 올바른 저작권 사용법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교회 사역이 온라인화되고 디지털 콘텐츠 활용·제작 비중이 높아지면서 교회의 저작권 문제도 늘고 있다. 사진은 음악 편집 프로그램이 설치된 데스크톱 컴퓨터 앞에 음악 CD가 놓인 모습. 국민일보DB

교회 전도행사 홍보를 위해 요즘 뜨는 CCM 영상에다 인기 있는 서체로 자막을 달아 교회 공식 유튜브에 올린다면?

일단 2가지 저작권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온라인에 이미 게시돼 있는 영상 콘텐츠를 활용하거나 편집할 경우 자유로운 이용이 허락되지 않은 저작물이라면 원칙적으로 저작권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분쟁을 예방하려면 찬송가나 찬양집 등의 출판사 등 저작권자와 저작물 이용 계약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교회 예배 영상이나 홈페이지에 게시되는 콘텐츠에 사용되는 서체(폰트) 등의 경우 해당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에 부여된 라이선스 범위를 벗어났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확인이 어렵다면 저작권 보호를 받지 않는 서체를 활용하면 분쟁을 피할 수 있다.

정재훈 기독법률가회 변호사는 최근 기윤실이 발간하는 웹진 ‘좋은나무’에 ‘교회가 알아야 할 저작권 문제’를 제목으로 기고문을 내고 교회의 올바른 저작권 사용법을 제시했다. 정 변호사는 1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들어 어문 저작물 관련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 다른 목사님의 설교 인용을 비롯해 책 구절, 시와 같은 글로 된 어문 저작물의 출처 명시 의무를 잘 지키지 않아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기고문에서 “저작권에 대한 인식과 권리 의식이 높아지고 저작권법 체계도 정비돼 가고 있지만 저작물 이용자의 의식은 그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평가했다.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많은 목회자와 스태프, 성도들이 ‘교회에서 비영리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괜찮겠지’라는 막연한 생각만 갖고 있다가 저작권 분쟁에 휩싸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교회의 낮은 저작권 인식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정 변호사가 제시하는 바람직한 저작권 사용법은 다음과 같다.

음악·영상 저작물은 교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저작물이다. 예배나 모임에서 찬송과 CCM 등을 연주하거나 찬양을 부르는 것, 구입한 음원을 틀어놓는 것은 저작권법 제30조에 의거해 저작권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비영리 목적의 공연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유튜브 등 온라인에 공개된 콘텐츠를 편집한 영상을 교회가 예배 영상의 일부로 이용할 때다. 온라인에 이미 게시돼 있는 영상 콘텐츠를 활용하거나 편집했다면 저작권자의 동의가 필요한지 확인해야 한다. 영상 송출의 경우 공중 송신권 이용 허가도 받아야 한다.

교회 예배 영상이나 홈페이지에 게시되는 콘텐츠에 사용되는 서체(폰트) 저작물과 서적, 설교문 등의 어문 저작물 저작권으로 인해 교회가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있다. 정 변호사는 “어문 저작물의 경우, 타인의 설교나 책의 내용을 인용할 때 반드시 출처 표시를 해야 한다”면서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법적으로 허용된 저작권 이용 범위를 넘어서게 되면 저작권자의 추가적인 동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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