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원유 감산에도… 국내 정유사들 수익성 악화

김준희 2023. 4. 17.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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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유가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국내 정유업계가 올해는 원유 감산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여파로 정제마진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고유가가 지속되는데 정제마진만 떨어진다는 것은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가 공급 감소보다 더 크다는 의미다.

원유 감산 영향으로 아랍산 원유의 공시판매가격(OSP)은 상승했는데 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 제품 가격을 올려 정제마진을 내기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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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감소 여파 정제마진 감소세
中 리오프닝·재고 감소는 ‘긍정적’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러시아 등이 참여한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최근 자발적 감산 발표를 한 뒤 국제유가 추이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독일의 한 유전에서 원유 채굴 장비가 가동 중인 모습. AP연합뉴스


지난해 고유가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국내 정유업계가 올해는 원유 감산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여파로 정제마진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뺀 수치인데, 국내 정유사들의 수익성 바로미터로 꼽힌다. 정제마진의 감소는 정유사들의 이윤이 감소한다는 것을 뜻한다.

17일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일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3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지난 2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원유 감산 계획을 발표한 뒤로 뚝뚝 떨어지는 추세다. 이달 초 배럴 당 7.7달러 수준이던 정제마진은 지난 4일 5달러대로 내려앉더니 13일에는 배럴당 3.63달러에 거래됐다. 일반적으로 정유사의 손익분기점은 5달러 수준이다.


앞서 고유가 덕을 봤던 정유사들로서는 답답한 상황이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은 우크라이나발(發) 고유가 행진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산 원유가 국제 제재를 받자 원유 가격과 함께 정제마진도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 정제마진은 배럴당 20달러까지 치솟았다.

올해는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지난해와 같은 호황기를 누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고유가가 지속되는데 정제마진만 떨어진다는 것은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가 공급 감소보다 더 크다는 의미다. 원유 감산 영향으로 아랍산 원유의 공시판매가격(OSP)은 상승했는데 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 제품 가격을 올려 정제마진을 내기 어려워진다. 경기 침체기에는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소비 심리도 위축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2.8%로 전망된다. IMF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시장으로 파급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1월 전망치(2.9%) 대비 0.1% 포인트 낮췄다. 올해 세계 경제 여건을 ‘험난한 회복과정(Rocky Recovery)’으로 평가했다. 원유 공급량 조정과 별개로 수요 감소가 지속적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단기적으로 정제마진 조정 가능성이 남아있으나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과 아시아 내 석유제품 재고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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