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 삼키면 위장 내부 3차원으로 보여줘… 미생물 채취까지
이렇게 나노미터부터 센티미터까지 초소형 기기로 침습을 최소한으로 줄여 진단, 치료, 약물전달 등을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모든 기기를 마이크로의료로봇이라고 하는데, 최근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이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기술력과 경쟁력을 드높이기 위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4일 사업으로 도출된 기술과 성과를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KIMIRo)이 한국과학기자협회와 공동으로 성과교류회를 개최하고 발표했다.
◇캡슐 내시경으로, 위·장 살피고 미생물 채취까지
가장 눈에 띄는 우수 기술 중 하나가 바로 소화기관 내부 영상은 물론 위장 내 미생물까지 채취할 수 있는 캡슐 내시경 기술이었다. 해당 기술을 개발한 KIMIRo 김자영 랩장은 "연간 내시경 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내시경은 병원 감염의 위험성이 있어 소독과 보관을 위한 비용이 크게 들고, 임상의의 숙련도 차이에 따라 검진 결과가 다르다는 단점이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진이 조작할 수 있고 체내에서 미생물까지 채취할 수 있는 캡슐 내시경을 개발했고, 동물실험 등 전임상도 완료했다"고 했다.
이미 현재 내시경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캡슐 내시경이 출시되긴 했다. 그러나 현재 캡슐 내시경 시장의 76%를 점유하고 있는 미국 메드트로닉(Medtronic) 캡슐내시경은 영상 진단만 가능하고, 수동형 캡슐이라 의료진이 직접 진단할 수 없다. 이번에 KIMIRo에서 개발한 캡슐 내시경 로봇은 3차원 영상 진단이 가능한 데다, 자기장 기반으로 의료진이 원하는 곳으로 정밀하게 이동시킬 수 있다. 게다가 지금까지 있던 캡슐 내시경보다 더 소형화됐고, 원격으로 자동 시술도 가능하다. 멀리 떨어진 도서 지역에서도 내시경 검진을 받을 수 있는 것.
여기에 '미생물 채취'라는 돋보이는 기술도 추가됐다. 세계 최초로 선보인 기술로, 내시경에 달린 미생물 채취 모듈을 전자기장으로 작동시켜 미생물을 채취한다. 김자영 랩장은 "채취한 미생물을 분석해 유해균으로 궤양이나 위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개발한 캡슐 내시경은 위부터 장까지 모두 검진 가능하다"고 했다. 미생물 채취 모듈을 연구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박석호 교수는 "장내 미생물은 우울증, 치매, 비만, 등 여러 질환과 관련있어 이번 미생물 채취 기술은 소화기 질환 진단 뿐만 아니라, 장내 미생물 관련 의료적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 외 우수 기술로 ▲간종양 색전술을 위한 마이크로의료로봇 ▲부정맥 치료용 무선 심박동기 의료로봇 개발 성과도 소개됐다.
간종양 색전술은 간종양에 영양을 공급하는 동맥에 색전 물질을 투여해 혈관을 막는 시술이다. 악성종양인 간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시술이지만, 현재 전문의가 직접 카테터로 종양 혈관에 접근해 색전 입자를 주입하고 있어 시술자 기술과 컨디션에 의존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실시간 이미지로 보면서 전자기장으로 색전 입자를 정밀하게 이동시켜 간종양으로 가는 혈관을 막고, 선택적으로 항암제까지 방출할 수 있는 마이크로의료로봇이 개발됐다. 해당 기술을 개발한 KIMIRo 최은표 랩장은 "동물실험으로 정밀하게 치료해 종양이 사멸되는 효과를 확인했다"며 "앞으로 간 종양뿐만 아니라 비뇨기, 생식기 등에도 확장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맥성 부정맥 치료용 무선 심박동기 의료로봇은 불규칙한 심장 리듬으로 심박수가 정상보다 느린 사람에게 필요한 심박조율기를 무선형으로 만든 것이다. 현재는 선이 있는 유선형으로 삽입·이식하고 있는데, 신호 발생기와 신호선으로 출혈, 피부 손상, 감염 등이 발생할 위험 등이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연구를 진행한 KIMIRo 강병전 랩장은 "이번에 개발한 초소형 무선형 심박동기는 이전에 있던 문제를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데이터도 무선으로 송수신 가능해 지속적인 환자 모니터링이 가능해져 응급 상황 시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게 했다"며 "동물실험으로 심전도 측정과 조율 실험에 성공했다"고 했다.
◇전자기파에서 초음파 구동 모듈로 바뀔 예정
여러 마이크로의료로봇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한 새로운 구동 모듈인 초음파 구동 모듈도 소개됐다. 앞서 소개한 기술 모두 전자기파를 이용한 기술이다. 실제로 전세계에서 마이크로의료로봇 대부분이 전자기파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자기장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항상 크고 무거운 장비가 필요하고 ▲큰 전력이 필요하고 ▲한정적인 자성체 소재를 사용해야 하는 등의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자성과 비장성 모두 이용할 수 있고, 전자기장 구동 모듈보다 훨씬 작은 기구로 정밀하고 구동할 수 있는 초음파 구동 모듈이 개발·발표됐다. 강병전 랩장은 "초음파를 이용한 초경량 구동모듈로 시스템을 간소화해 경제성을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동물 안전성 실험을 앞두고 있고, 사용하게 된다면 다양한 질환 치료 위한 능동 약물전달분야에 적용가능한 의료기기 제품화로 이용할 수 있을 듯하다"고 했다.
◇상용화 위해 사업 이어가
한편, 이번에 성과를 발표한 '마이크로의료로봇 실용화 공통기반기술개발센터사업'은 복지부에서 국비 200억, 지방비 19억 총 219억원을 총 43개월간 지원한 사업이다. 사업 총 괄주관기관인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은 연구수행 기간 동안, 기술이전 2건, 국제특허 등록 3건, 출원 39건, 국내특허 등록 28, 출원 64건, 공인인증 성적서 33건, 기타인증 99건, SCI 논문 104건(JCR 10% 25편) 게재의 성과를 거뒀다. 도출된 연구성과중 우수한 기계와 시술은 상용화를 위해 후속 개발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해당 사업 총괄책임자인 박종오 원장은 "이 사업은 이제까지 산발적으로 이루어진 마이크로의료로봇 개별 기술개발 단계에서 기술현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체계적인 마이크로의료로봇 기술개발계획으로 진행된 의미가 큰 연구개발사업"이라며 "한국이 마이크로의료로봇을 세계적으로 주도하고자 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본다"고 했다.
한편, 기업과 공동 상용화 개발을 위해 복지부와 광주시는 광주 첨단지구에 마이크로의료로봇개발지원센터를 구축중이다. 올 하반기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사업규모는 총 309억원(복지부 182억원, 광주시 7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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