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는 끝났다…금융지주 실적 내리막길 '본격화'

김보미 기자 2023. 4. 1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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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김보미 기자]
<앵커> 매년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내왔던 금융지주들이 올 들어선 본격적으로 ‘실적 둔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달 말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업황 전망과 배경 같이 짚어보겠습니다.

경제부 김보미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당장 1분기부터 순이익이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네. KB와 신한·하나 그리고 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은 4조 6,161억원 수준에서 현재 예상되고 있는데요.

전년 동기대비 1.2% 낮아진 수치입니다.

지난해 1분기의 경우 2021년 대비 17% 가까이 성장을 했거든요.

이것과 비교해본다면 이번 ‘감소 전환’은 의미있게 살펴봐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이번 1분기 실적 전망치에서 눈에 띄는 점은 KB와 신한의 역성장입니다.

KB는 전년동기대비 2.8%, 신한은 5.4%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리딩뱅크, 즉 1등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해왔던 이 두 곳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사실상 ‘파티는 끝났다, 실적 잔치는 끝났다’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1분기 실적 둔화의 배경이 뭡니까.

<기자> 우선 글로벌 은행들의 위기로, 대손충당금 적립을 한층 더 늘린 것이 순이익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요.

또 금리인상기 채권금리가 오르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채권 가격은 반대로 떨어지게 되잖아요.

금융지주 계열사들이 갖고 있던 채권 등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률이 전년동기대비 저하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실적 컨센서스 자료를 보면요.

KB금융의 경우에는 이자이익, 비이자이익 모두 전년동기대비 늘었는데, 대손충당금 적립을 2배 넘게 확대하면서 순이익이 줄었을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고요.

신한지주의 경우에는 이자이익은 늘었지만 채권 수익률 저하 등으로 인한 비이자 이익이 줄고, 대손충당금 적립은 확대하면서 순이익이 감소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금융지주의 주된 계열사죠, 은행들 실적은 어떻게 예상되고 있습니까?

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크게 꺾일 것이다 이런 전망도 나오고 있잖아요.

<기자> 은행들의 1분기 순이익 예상치는 구체적인 데이터가 따로 없지만, 전년대비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4대 시중은행의 핵심적인 수익성 지표이죠.

1분기 순이자마진 NIM을 살펴보면, 적게는 6~7bp에서 많게는 25bp까지 올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NIM은 전체 은행권 운용자산에서 순이자수익이 얼마나 났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을 말하는데요.

NIM이 올랐다 라는 것은 순이자수익이 전년동기대비 확대됐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앵커> 이유가 뭘까요?

<기자> 주된 원인은 예대금리차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예대금리차에서 비롯된 이자이익이 은행권 전체 수익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거든요.

지난 1년 동안의 은행권 예대금리차 추이인데요.

지난해 1분기와 올해 1분기를 보면 확실히 예대금리차가 커졌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은행들이 마진으로 떼어간 폭이 컸다는 의미입니다.

<앵커> 그런데 연초 이후로 은행들이 계속해서 ‘금리 크게 낮추겠다’ 계획도 발표했던 것 같은데, 예대금리차가 더 확대됐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지거든요.

<기자> 금리인하분이 아직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국이 지속적으로 대출금리 인하 압박을 하고, 은행권에서 상생금융안을 내놨지만요.

대출금리의 경우 아무리 짧아도 6개월 단위로 조정이 되기 때문에 은행으로서는 아직까지는 대출금리가 크게 낮아진 차주들이 많지 않습니다.

때문에 당장 1분기 수익에 큰 영향을 주진 않았던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문제는 앞으로 아닙니까.

증권가에서는 은행권 실적둔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은행권에서 발표했던 상생금융, 즉 대출금리인하안이 하나둘 차주들에게 적용되기 시작하면 대출금리 하락, 그리고 이로 인한 예대금리차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이것 때문에 올해 연간 은행권 NIM이 4~5bp 가량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참고로 현재 순이자마진 NIM은 지난해 4분기를 정점으로 이미 하락세로 접어들고 있는 모습이고요.

여기에 이르면 5월말에 대환대출플랫폼, 이어서 예금상품중개서비스 등이 출시될 예정인데요.

이렇게 되면 보다 낮은 금리 대출로 갈아타고, 또 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예적금으로 옯겨가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이 되거든요.

이에 따라 은행들 간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수익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금융지주 실적 전반에도 당연히 영향이 갈 테고요.

<기자> 그렇죠.

사실상 은행 실적이 곧 금융지주 성적입니다.

4대 금융지주 전체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80%에 달하거든요.

때문에 올해 실적 둔화는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올해 초만 하더라도 배당확대 기대감에 은행주가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였는데요.

역시나 이런 실적 저하 우려가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입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은행업황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최근 한달 사이에 줄줄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말대로, 은행주로 대표되는 4대 금융지주 주가는 1월말, 2월초만 하더라도 고점을 찍으며 연초부터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는데요.

주총 이후 배당 확대라는 주가 상승재료가 소진됐고, 여기에 ‘실적 둔화 우려’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선제적으로 빠진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이런 흐름은 올해 말까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지금까지 김보미 기자였습니다.
김보미 기자 bm0626@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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