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급기밀 유포' 2차 유포자 37살 前 해군 중사

친러성향 '돈바스 데부쉬카' 계정 통해 2차 확산
전직 미 해군 부사관 사라 빌스, 계정 운영자 중 하나
"공동 운영자 15명…내가 한 것 아냐"

WCVB-TV가 제공한 비디오 캡처 사진. 지난 13일 미 매사추세츠주 데이턴에서 무장 요원들이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은 잭 테세이라(21)를 연행하고 있다. ⓒAP/뉴시스

온라인으로 유출된 미국 정부의 1급 기밀문건 2차 유포자가 전직 미 해군 부사관인 것으로 추정된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음성과 화상통화,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에서 미 공군 주 방위군 소속 잭 테세이라(21) 일병이 관리하던 채팅방을 통해 유포된 기밀문서는 '돈바스 데부쉬카'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확산했다.

2차 유포지가 된 '돈바스 아가씨'란 뜻의 돈바스 데부쉬카는 6만 5000여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친러시아 성향의 계정이다. 해당 계정은 러시아군과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 그룹을 지지하는 게시물이 올라오던 곳이다. 하지만 해당 계정의 관리자는 러시아인이 아닌 37세의 미 해군 출신 새러 빌스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빌스는 지난 2020년 말 수석 항공전자 기술자로 승진해 비밀취급 인가까지 가지고 있었던 해군 중사 출신으로 지난해 11월 전역했다.

해당 계정은 지난 5일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유출된 4건의 기밀문서를 공유했다. 이후 몇몇 대형 러시아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더 크게 확산되고 이를 확인한 미 국방부는 조사에 나섰다.

WSJ는 테세이라 일병이 초반에 약 100여건의 문서를 채팅방에 올렸을 때까지도 회원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본격적으로 유출된 문서가 확산한 데는 돈바스 데부쉬카의 역할이 컸다고 짚었다.

빌스는 지난 15일 워싱턴주 오크 하버 자택에서 WSJ과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은 전 세계 15명의 공동 운영자 중 한 명이라면서 기밀문건의 심각성을 알기에 다른 운영자가 올린 비밀문서를 삭제한 것도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문서들의 사실 여부와 내용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한다고 주장했다.

빌스는 돈바스 데부쉬카라는 이름으로 자금을 모집하고 팟캐스트를 진행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모금한 자금을 돈바스 데부쉬카 플랫폼 운영비로 사용했으며 미국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군에 자금을 지원하는 불법행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WSJ도 돈바스 데부쉬카와 관련된 인물들이 테세이라의 비밀문서 유출에 관여한 정황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미 정부는 지난 13일 매사추세츠주 방위군 102정보단 소속 테세이라를 국방 기밀 정보를 허가 없이 반출·소지·전파한 스파이방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그는 '디스코드'에서 'OG'라는 활동명으로 '서그 셰이커 센트럴'(Thug Shaker Central)이란 이름의 비공개 채팅방을 운영하며 수백건에 달하는 미국 정부의 기밀문건을 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