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때리던 머스크, AI스타트업 세웠다…'친정' 오픈AI에 맞서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맞설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설립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포브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주정부 서류를 인용해 머스크가 지난달 네바다주에 'X.AI'란 이름의 AI 회사를 세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회사는 머스크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분야에서 오픈AI와 경쟁하기 위해 만든 AI 회사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회사의 주정부 서류엔 머스크(이사)와 그의 재산 관리인 재러드 버챌(비서실장) 두 사람만 등재돼 있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머스크는 외신의 관련 논평 요청에도 응하지 않는 등 이 회사의 설립 목적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머스크는 알파벳(구글 모회사) 산하 AI 기업인 딥마인드에서 일했던 연구원 이고르 바부슈킨을 최근 영입하는 등 X.AI에서 일할 최고의 AI 연구원들을 모으고 있다. 바부슈킨은 오픈AI에서 일한 경력도 있다.
특히 머스크는 X.AI를 위해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로부터 수천 개의 고성능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확보했다고 알려졌다. 막대한 양의 콘텐트를 수집하고, 인간처럼 언어를 구사하거나 글과 그림을 생성하는 등 챗GPT와 같은 생성형AI 시스템 구축을 위해선 대량의 고급 GPU가 필요하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FT에 따르면 머스크는 X.AI에 대한 투자와 관련해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 자금을 댔던 투자자들과 논의 중이다. 한 소식통은 "많은 사람들이 X.AI에 투자하고 있으며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당초 2015년 샘 알트만 오픈AI CEO 등과 오픈AI를 창립했다. 하지만 알트만과의 의견 충돌로 2018년 오픈AI를 떠났고, 투자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고 알려졌다.
이후 머스크는 오픈AI의 챗GPT를 겨냥한 행보를 보여왔다. 그는 "AI는 불량 자동차 생산보다 더 위험하다"며 "문명을 파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사회와 인류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오픈AI의 최첨단 AI 개발을 6개월간 보류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서명 운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그러나 머스크가 AI 회사를 설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픈AI의 성장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알트만 오픈AI CEO는 머스크의 AI 회사 설립 소식과 관련해 소셜미디어에 눈물을 흘리며 웃는 이모티콘과 함께 "걱정된다"는 글을 남겼다.
일각에선 머스크가 수퍼 앱 X를 만들 계획의 하나로 AI 회사를 세웠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는 최근 트위터 법인명을 X로 바꾸고 본격적인 수퍼 앱 개발 착수를 시사했다.
한편 머스크는 "미국 정부가 트위터 사용자의 비공개 다이렉트 메시지(DM)를 전부 읽을 수 있다"는 폭탄 발언을 해 파장이 예상된다.
그는 오는 18일 방송될 폭스뉴스의 '터커 칼슨 투나잇'의 미리보기 영상에서 "정부 기관이 트위터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사실상 완전한 접근 권한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매우 충격을 받았다"며 "나는 이에 대해 몰랐다"고 말했다.
진행자 칼슨이 그런 접근 권한으로 볼 수 있는 내용에 사용자들의 DM도 포함되는지 묻자 머스크는 "그렇다"고 답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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