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발 클레오파트라가 웬 흑인" 넷플릭스 다큐 역사왜곡 논란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서 공개 예정인 다큐멘터리 '퀸 클레오파트라'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렸다. 역사를 기반으로 한 다큐멘터리면서, 역사와 달리 흑인 배우가 클레오파트라 역에 캐스팅됐다는 이유에서다.
현지매체 '이집트인디펜던트'는 14일(이하 현지시간) 그리스인이었던 클레오파트라 역에 흑인을 캐스팅한 넷플릭스 제작진이 강한 비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13일 퀸 클레오파트라 예고편을 공개했다. 이날 흑인 배우 아델 제임스가 연기한 클레오파트라 7세의 모습이 처음 공개되자마자 즉시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예고편에서, 한 해설자는 "우리 할머니는 '학교에서 뭐라고 가르치든 간에, 클레오파트라는 흑인이었다'라고 말씀하셨다"라고 말했다.
해당 다큐멘터리의 책임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흑인 여배우 제이다 핀켓 스미스 역시 "우리는 흑인 여왕에 대한 이야기를 보거나 듣지 못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많은 흑인 여왕이 있었다"라며 퀸 클레오파트라가 '흑인 여왕'에 대한 다큐멘터리임을 재강조했다.
'블랙 워싱' 넘어 '역사왜곡'된 이유…"실제 금발女였는데, 다큐에서 엉터리 주장하면 되나"
기존에도 백인 혹은 아시아인이었던 캐릭터가 흑인에 의해 연기되는 '블랙 워싱'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역사 왜곡' 문제로까지 번진 것은 해당 시리즈가 엄연히 '실제 역사'를 다루고 있는 다큐멘터리이기 때문이다.
'퀸 클레오파트라'가 다루고 있는 클레오파트라 7세 '필로파토르'는 이집트가 로마의 속주로 전락하기 전 마지막으로 이집트를 직접 통치한 여왕이었으며, 이집트를 통치한 '그리스 장군' 프톨레마이오스 1세의 후손이다.
필로파토르를 전문적으로 연구한 전 이집트 고대 유물부 장관 자히 하와스는 이집트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퀸 클레오파트라는 완전히 엉터리다. 필로파토르는 흑인 여성이 아니라 금발 여성이었다. 최근 들어 미국과 남미의 흑인들이 '이집트 문명은 흑인에서 기원했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와스는 이어 "흑인 문명은 이집트 문명과 아무런 연관이 없으며, 이집트는 고대 이집트 문명 말기를 제외하고 흑인 문명의 영향을 받은 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다른 이집트 전문가들 역시 필로파토르는 서아시아를 지배했던 시리아의 '셀레우코스 가문'과 그리스 '프톨레마이오스 가문' 핏줄이며, 해당 가문은 근친혼을 통해 명맥을 이어갔기에 '흑인 핏줄'이 섞여 들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고 단정했다.
자신들을 이집트인으로 밝힌 네티즌들은 국제 청원사이트인 '체인지'에 이집트의 소중한 역사가 아프리카중심주의에 의해 왜곡되고 있다며 다큐멘터리를 비판하는 청원을 게시하기도 했다.
다른 네티즌들은 "실존하는 흑인 여왕들에 대한 다큐를 만드는 대신 이름이 널리 알려진 클레오파트라를 검은색으로 칠하려 하고 있다", "흑인이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인어 공주'는 동화책이었지만, 이번 다큐멘터리는 역사책이다"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집트 관광유물부는 해당 논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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