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형제' 다음 타자? 올해만 시총 70% 급증한 주가

안효성 2023. 4. 1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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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그룹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올해에만 그룹 전체의 시가총액이 78.9%(33조원)가 불었다. 2차 전지 사업에 대한 기대감에 본업인 철강 업황의 회복까지 더해지면서다.

POSCO홀딩스는 17일 전 거래일보다 1.8%오른 42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포스코홀딩스 등 포스코 그룹의 시가총액은 연초 대비 78%가 늘었다.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1열연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 포스코 사진 포스코

특히 코스닥 시장의 회복을 이끌었던 에코프로가 시들한 사이 개인투자자의 포스코 관련주 매수가 이어지며 주가에는 더 탄력이 붙고 있다. 주가가 단기간에 과도하게 오르며 공매도 잔고가 급증하는 등 과열 징후도 뚜렷해지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주회사인 POSCO홀딩스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8% 오른 42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차전지 양극재 제조업체인 포스코퓨처엠도 전 거래일보다 12.26% 오른 38만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나머지 계열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14.34%)과 포스코DX(30%), 포스코엠텍(15.49%), 포스코스틸리온(29.89%) 등 포스코 관련주도 이날 일제히 급등했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주가가 오르며 포스코그룹 상장사 6곳의 시가총액은 17일 기준 75조308억원으로 연초 대비 33조922억원(78.9%) 늘었다. 포스코홀딩스 시총(35조8159억원·17일 기준)은 연초보다 12조8126억원이 불었다. 포스코홀딩스는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에서 올해 들어 네이버와 기아, 카카오 등을 따돌리며 11위에서 8위로 뛰어올랐다. 포스코퓨처엠(29조7846억원) 시총도 올해 들어 14조9504억원 늘었다.

포스코그룹주의 가파른 상승세는 2차 전지 관련 산업의 매력이 부각된 결과다. 포스코 그룹은 리튬과 니켈 등 2차전지 관련 광물 자원과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생산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광물 자원에 대한 투자부터 배터리 소재 생산 등 사업을 추진하는 방향성을 보면 (포스코그룹은) 광물 자원 민족주의 시대에 최적화된 기업”이라며 “인도네시아와 아르헨티나 등 광물 자원 보유국들 대부분에 적극적으로 진출했고, 배터리 소재 분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최근에는 본업인 철강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포항공장 침수로 인한 생산 차질 등을 겪다가 지난 1월 중순부터 생산이 정상화됐다.

게다가 그동안 철강주의 발목을 잡아 온 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도 줄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철강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조강생산량 조절과 점진적인 부동산 시장 회복,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이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세아제강(16.87%)과 KG스틸(5.35%) 등 철강 관련주도 일제히 상승했다.

포스코홀딩스 등 포스코그룹 주가를 띄우고 있는 건 개인투자자다. 개인투자자는 지난 3~14일 포스코홀딩스 주식 2조225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개인 순매수 1위 종목이다.

같은 기간 주식시장을 달궜던 에코프로의 순매수액은 2840억원이었다. 반면 외국인(-2조640억원)과 기관(-1850억원) 등은 포스코홀딩스를 같은 기간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주가가 급등하며 에코프로처럼 과열 신호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공매도 잔고는 13일 기준 103만9899주로 올해 초(22만1095주)보다 4배 이상 늘었다. 공매도 증가와 주가 상승으로 잔고금액도 같은 기간 601억원에서 4071억원으로 뛴 상황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13일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백 연구원은 “신사업의 방향이니 장래 성장성은 긍정적이지만 시장 테마 형성과 수급 쏠림에 의한 주가 급등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 마스터스 전문위원은 “2차 전지 등 특정 섹터가 각광 받으며 밴드왜건(bandwagon·편승) 효과로 사업 연관성과 무관하게 주가가 상승하는 등의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며 “주가 조정이 올 경우 이런 종목들의 하락 폭이 더 클 수 있는 만큼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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