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콜라와 쌈닭 ‘상한가’…내친 김에 달빛철도까지

장선욱 2023. 4. 17. 18: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7일 중간지점 지리산에서 단합대회


‘하늘길에 이어 철길과 아시안게임 공동유치까지...’

‘홍콜라’로 불리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한때 ‘쌈닭’이라는 별명을 얻은 강기정 광주시장의 의기투합에 눈길이 쏠린다.

물불을 가리지 않는 화끈한 성격답게 강한 추진력으로 두 도시의 미래가 달린 굵은 현안을 ‘쾌도난마’로 타개하고 있어서다.

최근 홍 대구시장과 강 광주시장은 ‘쌍둥이 법’으로 불린 대구·경북 신공항 특별법,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 제정을 동시에 이뤄내 주가를 한껏 높였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은 두 시장은 가칭 달빛 고속철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특별법 제정을 목표로 다시 손을 잡았다.

소속 정당과 정치적 이념이 다르다는 원천적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 살림을 책임지는 지자체 수장으로서 공동선(共同善)을 추구하는 것이다.

광주시와 대구시는 17일 중간 지점인 전북 남원 지리산휴게소에서 광주·대구 공항 특별법 동시 통과 기념행사와 함께 달빛 고속철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특별법 공동 추진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날 진한 방점이 찍힌 행사는 소위 달빛철도 건설을 위한 협약 체결이다.

두 도시의 숙원인 공항 특별법 통과를 자축하면서 다음 동맹 과제가 내륙철도인 달빛 철도 특별법 추진이라는 점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다.

과거 88고속도로로 불린 광주대구고속도로 중간지점인 지리산휴게소에는 ‘영호남 우정의 비’가 세워져 있다.

두 도시의 대표적 인프라인 공항·철도에 대한 달빛동맹은 경제성 분석이나 정치적 지형과는 상관없이 영호남 화합이라는 정서적 공감을 토대로 각계 지지를 골고루 받고 있다.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고 까칠한 두 시장 가운데 상대에게 먼저 손을 내민 것은 강 시장.

그는 광주시장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 2개월여 만인 지난해 9월 자치단체장 선배격인 홍 시장에게 지역 특산물인 무등산 수박을 선물했다.

경남지사에 이어 대구시장으로서 영남권 광역단체장을 두루 섭렵 중인 홍 시장에게 일종의 ‘예의’를 차린 셈이다.

이후 홍·강 시장은 나란히 두 도시발전의 걸림돌로 꼽혀온 군 공항 이전을 공약수 삼아 지리산 고봉을 뛰어넘는 상호 협력을 과시해왔다.

홍·강 두 시장은 지난해 11월 광주시청에서 열린 민선 8기 달빛동맹 강화 협약식, 지난 2월 대구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63주년 2·28 민주운동 기념식에 교차 참석한 뒤 이번에 중간 지점에서 세 번째 공식 만남을 갖고 ‘달빛동맹’의 폭을 더 넓히기로 했다.

‘하방’ 이후 더욱 존재감을 드러내는 홍·강 시장은 하계 아시안게임 공동 개최도시 선정에도 호흡을 맞추고 있다.

달빛동맹은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의 옛 지명 철 글자에서 따왔다. 2009년 민·관 동맹을 맺은 두 도시는 지역 균형발전의 양대 축으로서 새로운 영·호남 동반성장 시대를 열어젖히겠다는 다부진 의지를 다지고 있다.

홍 시장은 국회의원 5선, 광역단체장 재선, 대선 출마의 화려한 경력을 지녔다. 그는 “수도권 집중 현상은 동서로 연결되는 ‘달빛 철도’를 통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강 시장과 손잡고 3년 내 그 기초를 닦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국회의원 3선에 이어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을 거쳐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다.

강 시장은 “홍 시장이 지난해 광주시청을 방문해 하늘길, 철길, 물길을 함께 열자고 약속했고 그 중 하늘길이 활짝 열렸다”며 “달빛 고속철도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특별법으로 서로를 잇는 철길도 만들자”고 제안했다.

오랜 기간 중앙 정치무대에서 독특한 ’위상’을 구축해온 두 시장이 서로의 친분을 밑천 삼아 얼마나 많은 지역 성장의 과실을 따내게 될지 벌써 시선이 모아진다.

중앙 정치무대에서 자신의 소속 정당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소신파 정치인으로 평가되는 두 시장.

군 공항 특별법에 이어 달빛철도라는 눈부신 성과까지 얻게 된다면 물속에서 승천하지 않고 숨어지낸다는 ‘잠룡’으로 차기 대통령선거에서 부상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정계 관계자는 “종합 예술인으로도 지칭되는 정치인의 변신은 무죄”라며 “개성이 넘치는 홍콜라와 쌈닭에게 남은 자치단체장 임기 내내 누구도 눈을 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