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국힘 버르장머리 고쳐놓겠다"…김기현 "그 입 닫아라" [영상]
국민의힘 지도부가 17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향해 “당장 입을 다물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버르장머리를 고쳐 놓겠다’는 전 목사의 발언에 대해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다”며 “그 입을 당장 좀 닫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다. 우리 당을 뭐로 알고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며 “우리 당 공천은 우리 당이 알아서 할 것이니 다른 당 대표를 하고 있는 사람이 남의 당에 왈가왈부하고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일은 중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가 강한 어조로 전 목사를 비판한 건 전 목사의 발언 때문이다. 전 목사는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연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과 결별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란 당초 예상과 반대로 ‘국민의힘 당원 가입 운동’을 펴겠다고 밝혔다. 전 목사는 “국민의힘과의 결별, 즉 신당 창당을 선포하려 했으나 국민의힘 측에서 만류했다”며 “신당 창당은 몇 주일 보류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위기에 빠진 자유민주주의 수호 방도를 제시한다”며 “전 국민적 국민의힘 당원 가입 운동, 공천권 폐지 그리고 당원 중심 후보 경선이 바로 그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일부 국민의힘 인사에게) ‘내년 총선에서 200석 할 자신 있냐’고 물었더니 ‘목사님이 도와주면 자신 있다’고 했다”며“‘그렇다면 내가 독자 정당 창당을 미루고 당신들의 자세를 보고, 창당을 하든지 안 하든지 당신들의 버르장머리를 반드시 고쳐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부글부글 끓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목사가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실현하기 위해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선동하고 있다”며 “이는 반공주의, 국민 조직화 등 어떤 가치로 포장하더라도 결국 내년 총선 공천에 관여하겠다는 시커먼 속내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당초 국민의힘 지도부는 공식 대응을 자제하려 했다. 전 목사의 발언에 말을 보태봐야 손해를 보는 건 여당이란 인식이 강했던 까닭이다. 실제 김 대표도 지난 13일 “특정 목회자의 억지 발언에 일일이 대응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17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전 목사 관련 공개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기류가 바뀐 이유에 대해 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당원의 당이고 나아가 국민을 위한 당인데, 전 목사가 이러한 당을 좌지우지하려는 행태에 대해서 명확한 의사를 밝힐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당 핵심 관계자는 “우선 무시하는 전략이 맞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대응을 하지 않으면 대응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홍준표 대구시장처럼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단호한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당내에선 김 대표의 소극적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홍 시장은 최근 페이스북에 “그 사람이 우리 당원도 아니라고 소극적인 부인만 하며 눈치나 보고 있다”라거나 “말 몇 마디로 흐지부지하지 말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라”며 계속해 김 대표의 대응을 문제 삼았다. 홍 시장은 전날 밤 페이스북에 김 대표를 가리켜 “총선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지도부 리스크가 되어 버렸다”고 적었다가 비공개로 돌리는 일도 있었다.
당내에선 앞으로 전 목사와 같은 유사 사례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전당대회 경선 규칙이 당원 100% 투표로 변경되면서 조직세가 조금만 붙어도 (경선판이) 휘청거릴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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