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71억 배임 혐의" 이상직·박석호 타이이스타젯 대표 기소

수백억원대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직 전 의원이 지난해 10월 5일 전주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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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 자금 71억으로 타이이스타젯 설립"

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 취업 특혜 의혹 사건 '키맨'으로 불리는 박석호 타이이스타젯 대표와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17일 이스타항공에 수십억원 손실을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타이이스타젯은 이 전 의원이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는 태국 저비용 항공사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권찬혁)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이상직 전 의원과 박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이미 지난해 11월 이스타항공 채용 비리 혐의(업무방해)로 구속됐다. 지난 2월 2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된 박 대표는 지난달 30일 법원에서 영장이 발부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의원 등은 2017년 2~5월 이스타항공 이스타젯에어서비스(항공권 판매 태국 대리점) 항공권 판매 대금 채권 71억원을 타이이스타젯 설립 자금으로 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9년 8월 이스타항공이 타이이스타젯 항공기 1대 리스(임대) 비용 369억원 지급 보증을 서게 한 혐의도 받는다.

타이이스타젯 방콕 사무실. 고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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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호, 37억 환치기 혐의도

검찰은 이들이 2020년 8월 이스타젯에어서비스에 대한 이스타항공 항공권 판매 대금 채권이 회계상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없애기 위해 내부 거래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의원 등은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는 과정에서 이스타홀딩스(이스타항공 지주회사)가 보유한 100억원 상당 이스타항공 전환사채 가치가 없어졌는데도 이를 이스타항공 계열사인 아이엠에스씨가 인수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써 아이엠에스씨가 보유한 28억2000만원어치 이스타홀딩스 채권과 상계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상계는 채무자와 채권자가 같은 종류 채무와 채권을 가진 경우 일방적 의사 표시로 양측 채무와 채권을 같은 액수만큼 소멸하는 것을 말한다.

박 대표는 이 전 의원과 별개로 2011년 10월부터 2019년 9월까지 37억원 상당 바트화를 태국에서 지급하고, 같은 금액 한화를 국내 계좌로 송금받는 방법으로 불법 외환 거래(속칭 환치기)를 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도 기소됐다.

문재인(왼쪽) 전 대통령이 2017년 6월 21일 청와대 본관에서 일자리위원회 위촉장 수여식을 마치고 이상직 전 국회의원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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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사위 취업 특혜 의혹 수사 속도

앞서 이스타항공 노조 측은 2021년 5월 "이스타항공 자금 71억원을 타이이스타젯에 빼돌려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며 이 전 의원과 박 대표 등을 전주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은 2021년 12월 30일 "중요 증거가 해외에 있다"며 시한부 기소 중지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수사를 재개해 이스타항공 본사 사무실과 관련자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표가 이메일을 통해 이스타항공 측에 보고한 타이이스타젯 비용 지출 명세서 등을 확보했다. 명세서에는 문 전 대통령 전 사위 서모(43·이혼)씨가 태국에 머물 때 거주한 콘도 월세 비용도 포함됐다. 검찰은 박 대표 등 배임 혐의 수사를 마무리한 만큼 문 전 대통령 전 사위 취업 특혜 의혹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2021년 4월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공공운수노조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이스타항공 부실 주범 이상직 일가 탈세 제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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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71억 사용처 수사는 계속"

국민의힘은 2020년 "항공업 경력이 전무한 문 대통령 사위가 2018년 7월 타이이스타젯에 고위 임원으로 취업한 것과 이상직 의원이 그해 3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것 사이에 대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시민단체 '정의로운 사람들'은 2021년 12월 뇌물수수 혐의로 문 전 대통령을 고발했다.

이에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전 의원 등은 "이스타항공과 타이이스타젯은 무관한 회사"라고 주장했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타이이스타젯 자본금 71억원 사용처와 나머지 이스타항공 관련 고발 사건 등은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