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JMS" 논란 태영호, 與윤리위 '셀프 회부' 요청 배경은
‘더불어민주당=JMS’라는 취지의 글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다가 논란을 빚은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7일 당 윤리위원회 회부를 자진 요청했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당에 누를 끼친 데 대해 죄송스럽고 사과드린다”며 “저와 (메시지를 작성한 보좌진) 당사자를 당 윤리위원회에서 심사하도록 요청하겠다”고 적었다. 앞서 이날 오전 태 최고위원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겨냥해 “Junk·Money·Sex(쓰레기·돈·섹스) 민주당, 역시 JMS(기독교복음선교회) 민주당”이란 게시물이 올라왔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돈 봉투 문제를 비판하기 위한 글이었지만 쓰레기(Junk)와 섹스(Sex)라는 용어가 거칠고, 최근 사회적 비난이 퍼부어지고 있는 JMS에 빗댔다는 점에서 곧바로 논란이 커졌다. 해당 게시글은 오래 지나지 않아 삭제됐지만 태 최고위원이 3·8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주 4·3은 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란 발언으로 이미 논란을 빚었던 터라 당 안팎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태 최고위원은 메시지 작성 경위에 대해 “의원실 보좌진은 자체 회의에서 해당 메시지를 업로드하기로 결정하고 저에게 최종 확인을 요청했지만, 최종 확인 단계에서 ‘비공개’로 할 메시지가 실수로 ‘전체 보기’ 상태로 공개됐다”며 “저는 토론회장에서 이 메시지를 보고 바로 삭제를 지시했고 해당 메시지는 곧장 삭제됐다”고 설명했다.
태 최고위원이 윤리위 ‘셀프 회부’를 요청한 배경에는 김기현 대표의 발언이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지도부 소속 의원은 “태 최고위원 본인의 결단”이라면서도 “다만 김 대표가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다면 적극적으로 유감 표명을 하라’고 태 최고위원에게 조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자진 요청에도 불구하고 태 최고위원 문제가 실제 윤리위에 회부되려면 ▶당원 제소 ▶당무 감사위원장 직권 회부 ▶윤리위원장 직권 회부 등 세 가지 절차 중 하나를 밟아야 한다. 실제 회부가 되면 김기현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윤리위 징계 절차가 개시되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아마 태 최고위원이 스스로 윤리위 회부를 요청한 것은 당 지도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일 것”이라며 “김 대표가 김재원·조수진 최고위원의 막말 논란을 별달리 징계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5·18 헌법 정신 수록 반대”,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 우파 천하 통일”과 같은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조수진 최고위원도 양곡관리법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운동”을 언급했다가 설화에 휩싸였다.
김 대표는 지난 6일 잇따른 지도부 설화를 두고 “이 시각 이후 당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당을 부끄럽게 만드는 언행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당헌·당규에 따라 당 대표에게 주어진 권한을 엄격하게 행사하겠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대표가 ‘이 시각’ 이후라고 지침을 밝혔듯 현재로선 김재원·조수진 최고위원 발언 문제를 소급해 징계할 생각이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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