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교회’로 독립했더니... 책임감도 재정도 쑥”

박용미 2023. 4. 1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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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한소망교회(류영모 목사)는 올해 교회 청년부를 청년교회로 독립시켰다.

한소망청년교회를 담당하고 있는 김동주 목사는 "청년교회는 청년들이 본가에서 독립하는 것과 같다. 재정독립은 결국 의사결정의 자율성을 뜻한다"며 "청년들은 자유를 누릴 뿐만 아니라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자신들만의 교회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능청년교회는 2015년 본교회인 예능교회(조건회 목사)로부터 독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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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회에서 재정적, 행정적으로 분리된 ‘청년교회’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사역하며 소속감 느껴
17일 ‘청년 목회 세미나’에서 청년교회 가능성 논의
예능청년교회 리더십들이 지난해 12월 강원도 인근 리조트에서 수련회를 열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예능청년교회 제공

경기도 한소망교회(류영모 목사)는 올해 교회 청년부를 청년교회로 독립시켰다. 청년들은 장년 세대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들이 하고 싶은 사역을 직접 계획하고 실행한다. 이에 필요한 재정도 오롯이 청년들이 부담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자신이 드리는 헌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몰랐던 청년들은 예산 결정과 집행까지 직접 맡아 하면서 헌금의 중요성도 알게 됐다. 그 결과 올해 1~3월 헌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나 늘었다.

본교회에서 재정적, 행정적으로 분리된 ‘청년들이 운영하는 교회’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예능청년교회(심성수 목사)는 17일 서울 종로구 교회에서 ‘청년 목회 세미나’를 열고 청년교회의 실제와 그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한소망청년교회를 담당하고 있는 김동주 목사는 “청년교회는 청년들이 본가에서 독립하는 것과 같다. 재정독립은 결국 의사결정의 자율성을 뜻한다”며 “청년들은 자유를 누릴 뿐만 아니라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자신들만의 교회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성수 예능청년교회 목사가 17일 서울 종로구 교회에서 청년교회의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청년들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교회의 중심에서 멀어져 있었다. 9년째 예능청년교회를 이끄는 심성수 목사는 “청년부는 교회에서 힘이 가장 약하다. 교회학교만 해도 성인 교사와 중직자들이 포함돼 있어 그 입김이 세지만 청년은 영향력을 행사할 사람도 구조도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10년 전만 해도 30대 초반이면 결혼하고 가정을 꾸려 장년부로 갔지만 지금은 결혼이 늦어지면서 청년의 시기가 길어졌기 때문에 청년교회 자립이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예능청년교회는 2015년 본교회인 예능교회(조건회 목사)로부터 독립했다. 첫해 4000만원이던 예산은 올해 2억7000만원으로 늘었다. 청년 수도 120명에서 200명까지 증가했다. 무엇보다 청년의 ⅓이 당회 격의 ‘운영위원회’를 경험하면서 교회에 소속감과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

예능청년교회 이지은(31)씨는 “청년교회로 독립하기 전에는 우리의 의견이 받아들여 지지 않을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지금은 우리가 하고 싶은 사역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다”고 말했다. 예능청년교회는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지역 독거 어르신을 섬기는 ‘호프 딜리버리’, 유학생이나 군인들을 돌보는 ‘사랑의 박스’ 등의 사역을 하고 있다. 국내외선교는 물론 교회학교에도 재정을 흘려보낼 정도로 외연이 성장했다.

청년교회의 독립은 많은 준비와 조사를 필요로 한다. 김 목사는 “올해 독립을 하기 전에 1년여간 청년부의 인원 성별 나이는 물론이고 신앙 상태와 새가족 유입 경로, 헌금 액수까지 면밀한 데이터를 마련했다”며 “담당 목사 자신도 주도권을 청년들에게 주고 맡긴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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