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생산 40만대 회복, 수출 또 신기록…'친환경' 봄바람 탄 車

정종훈 2023. 4. 1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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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와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동차 업계엔 봄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6년 만에 월 생산 40만대를 회복했고, 수출은 기록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가파른 실적 증가가 자동차 산업에 날개를 달아주는 모양새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자동차 생산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5.6%, 국내 판매 대수는 19.6%, 수출 대수는 48% 각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올 1분기를 기준으로 잡아도 생산·내수·수출은 1년 전보다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지난달 완성차 수출액도 전년 동월 대비 64.1% 급증했다. 다만 부품 수출액은 같은 기간 5.3% 줄면서 주춤했다.

3월 한 달간 생산량은 부품 공급 정상화 등에 힘입어 41만대에 육박했다. 월 생산 40만대를 넘어선 건 2017년 3월(40만7000대) 이후 처음이다. 내수 판매는 대기 수요 등을 바탕으로 생산이 늘면서 증가세를 보였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수출액은 65억2000만 달러로 2월(56억 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 달 동안 해외로 수출된 자동차 26만2000대는 2016년 12월(29만8000대) 이후 6년3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이전보다 상품성이 강화된 국산 브랜드의 글로벌 판매 호조가 영향을 미쳤다.

특히 대당 단가가 높은 친환경차가 국내·외 실적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친환경차 수출량은 신차 효과 등으로 사상 처음 7만 고지를 넘어서며 7만2000대를 기록했다. 수출액도 22억7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내수 판매량은 하이브리드 등의 증가 속에 전년 동월 대비 32.5% 증가했다.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6'가 이달 들어 세계 3대 자동차상 중 하나인 '2023 세계 올해의 차'를 받는 등 대외적인 품질 평가도 좋은 편이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K-친환경차'는 당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우려가 나왔던 미국 시장서도 선전하고 있다. IRA 세액공제 적용 직후 주춤했던 미국 내 전기차·수소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매출은 지난해 12월부터 회복세가 뚜렷하다. 이들 차량의 3월 대(對) 미국 수출량은 1만4400대로 월간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1월 3800대였던 미국 내 판매량도 지난달엔 두 배 수준인 7500대까지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북미산이 아니라도 IRA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리스 등 상업용 차량 판매 비중이 지난해 5%에서 올 1분기 28%(잠정치)까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반도체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자동차 산업은 새로운 무역 버팀목 역할도 해주고 있다. 자동차 수출은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1~10일에도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39.8% 감소했지만, 승용차는 64.2% 늘었다.

지난 2일 경기 고양시의 한 전기차 충전소 모습. 연합뉴스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내수 시장은 신차 출시 효과 등으로 당분간 나쁘지 않을 듯하고, 수출도 전기차 호조 등에 따라 1분기의 좋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아직까진 노사 분규 등 국내 생산 차질 문제가 불거지지 않은 것도 호재"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경기 하강 같은 내수 변수, 미국 IRA나 배출가스 규제 등 통상 이슈를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IRA 시행에 전기차 리스 판매를 늘려 대응하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는 세제 혜택 적용이 어렵기 때문에 내년 말 현대차 미국 공장의 생산이 시작되기 전까진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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