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총리 "김포에 수륙양용버스? 이태원 사고 뒤 뭐했나"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골드라인 논란과 관련해 17일 “이태원 사고 뒤에도 이 문제를 방치했다면 잘못”이라고 참모들을 질책했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실 간부회의에서 “왜 김포골드라인에 대한 정부 차원의 준비가 부족했느냐”며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리실이 각 부처에 안전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이 자리에서 신속한 후속 대책도 주문했는데, 특히 서울시와 김포시가 골드라인 혼잡 해소의 대안으로 제시한 수륙양용버스와 관련해 “국민이 납득할 대책으로 보긴 어렵다”는 견해도 밝혔다고 한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수륙양용버스의 가격은 한 대당 20억원에 달한다”며“실효성 없는 전시행정에 가까워 정부 차원에선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동률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수륙양용버스와 관련해 “지상과 수상을 이용해 김포시민들의 출근 시간을 단축하려는 것”이라며 “이제 막 제안이 나온 단계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10대 고등학생과 30대 여성이 김포골드라인에서 호흡곤란을 호소한 사실이 알려진 뒤 압사 우려가 번지자 김포시는 서울시에 40인승 수륙양용버스 10대 배치를 요청했다.
하지만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며 비판 여론이 늘고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런 것이 자꾸 정책 대안으로 언급되면 ‘김포공항 없애고 수직이착륙기 띄우겠다’던 사람 수준 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지난해 5월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포공항 이전을 공약하며 근거로 “앞으로 비행기는 수직이착륙하게 된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우선 버스전용차로로 지정돼 있지 않은 '개화역~김포공항입구' 구간을 신속히 조정해 전용차선을 개통하겠다고 발표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절차를 패스트트랙으로 단축해 최대한 빨리 버스전용차로가 개통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목욕 올래?" 킹받는 전남친…"가스라이팅 체험" 입소문난 영화 | 중앙일보
- 사기꾼이거나 교주이거나…JMS·김어준·허경영 다른 점 | 중앙일보
- "산 채로 먹혔다"…美감방서 숨진 30대 남성 몸엔 '물림 흔적' | 중앙일보
- 건설현장에 웬 '응애응애' 소리? '소음 노조'가 15억 뜯어간 방법 | 중앙일보
- 아침 7시40분, 소떡소떡 주는 교장…'아침밥' 열풍 못웃는 학교 | 중앙일보
- "발버둥 화보" 김건희 여사 비난에...아기 엄마 밝힌 '반전 진실' | 중앙일보
- "아픈 부모님 모시고 간다" 예약문자 받은 경찰, 현장 가보니 | 중앙일보
- 기회는 딱 3일...'항공운임 0원' 동남아·일본 티켓 4000장 풀린다 | 중앙일보
- "내게 인사한건가요?" 청소부 놀라게 한 로스쿨생이 한 일 | 중앙일보
- 해안가 걷다 알아냈다…제초제 없는 '무농약' 제주 골프장 비결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