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칸타빌 수유’ 고가 매입 논란에…“매입임대 체계 개편”

올해 2만6461가구 매입 예정, 준공주택은 원가 이하로 사들여
가격 산정체계부터 감정평가, 매입심의 과정 전면 개선
이한준 사장 “국민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주택 공급”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매입임대 업무 체계를 국민 눈높이에 맞춰 개선한다.ⓒ데일리안DB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미분양 주택 고가 매입 등을 방지하기 위해 매입임대 업무 체계를 국민 눈높이에 맞춰 개선한다.

이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월말 매입임대 제도개선을 주문한 데 따른 조치다. 원희룡 장관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인 칸타빌 수유팰리스 36가구를 LH가 고가에 매입했다는 논란에 대해 “내 돈이면 이 가격에 안 산다”고 비판한 바 있다.

다만 LH는 이번 개편이 주거복지사업인 매입임대사업에 적용되는 것으로 건설업계가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해달라는 요구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LH는 미분양 아파트 매입과 관련해 건설사 자구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정부 정책방향에 따른다고 설명했다.

LH는 개편된 매입임대 업무 체계를 적용해 올해 2만6461가구를 매입할 예정이다. 준공주택 4086가구, 신축매입약정 2만2375가구다. 통합 매입공고는 오는 18일 실시 예정이다.

업무 체계 개편 주요 사항은 ▲고가매입 방지를 위한 가격 산정체계 개선 ▲공정한 감정평가를 위한 절차 개선 ▲매입심의 개편 및 특정업체 편중 방지 ▲주택 품질 제고 등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고가매입 방지를 위한 가격 산정체계 개선 ▲공정한 감정평가를 위한 절차 개선 ▲매입심의 개편 및 특정업체 편중 방지 ▲주택 품질 제고 등을 추진한다.ⓒ한국토지주택공사

“고가 매입 논란 없앤다…준공주택은 원가 이하로”

LH는 그동안 2개 감정평가 업체가 제시한 평가금액의 평균을 낸 금액으로 매입임대주택 가격을 산정해왔다.

그러나 이번 체계 개편으로 민간이 준공한 주택을 매입하는 ‘준공주택매입’과 민간의 건설 예정인 주택에 대해 매입 약정하는 ‘신축매입약정’으로 구분해 가격을 산정한다.

준공주택매입의 경우 매도자의 자구노력 부담 차원에서 원가 수준 이하로 매입가격을 책정한다.

신축매입약정은 발달장애인, 청년, 고령자 등 수요자 특성에 맞게 공급하기 위해 입지 선택, 설계 및 시공, 주택품질 점검 등이 이뤄지는 점을 감안해 감정평가금액으로 매입가격을 책정한다.

이를 위해 한국감정평가사협회와 협업해 ‘매입임대 전용 감정평가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평가실무에 적용해 고가매입을 방지할 계획이다. LH는 이번 개편으로 준공주택은 약 20~30%, 매입약정주택은 5~10% 매입가격이 인하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감평업체, 협회 추천으로 선정…매입심의 과정서도 부정행위 퇴출

공정하고 투명한 감정평가를 위해 감정평가 업체 선정방식도 개선한다. 기존 LH와 매도자가 1인씩 평가사를 선정하던 방식에서 감정평가사협회 추천 제도를 도입한다.

감정평가금액 적정성 여부 검증을 위해 감정평가사협회 사전심사와 한국부동산원의 타당성 조사 등 2단계의 적정성 검증도 실시한다. 사후 타당성 조사 이후 부실감정 평가에 대해서는 징계 조치도 이뤄진다.

내부직원이 일부 참여하던 매입심의 절차는 전원 외부 전문가가 심의위원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꾸며 부동산원과 감정평가사를 심의위원에 추가한다.

매입 업무의 부정행지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 체계도 구축한다. 친인척 등 지인 소유 주택에 대한 매입이 접수될 경우 관련 직원의 자진 신고와 매입업무 기피를 의무화하고 매입 진행 단계에서는 ‘매입임대 전용 신고센터’를 신설해 부정행위를 신고할 수 있도록 한다.

특정업체 계약 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업체별 계약 상한 건수를 2건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연도별 업체 평균 계약건수 등 관련자료를 분석해 업체별 계약 상한 건수를 설정했으며 이를 통해 신규 사업자의 매입임대 진입장벽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LH 품질점검 결과에 따른 우수 시공업체에는 계약 상환을 완화해준다.

이외에도 LH는 주택 품질 제고에도 노력한다. 층간소음 방지를 위해 매입약정 주택의 설계·시공 기준을 건설임대 주택 수준으로 강화하고 부실시공 업체는 향후 다른 주택 매도 시 감점을 부과한다. 매입임대주택 밀집구역에는 유지보수센터를 설치해 신속한 하자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이번 제도개선으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양질의 주택을 확보해 국민께 고품질 주택을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LH는 칸타빌 수유팰리스 등 미분양 주택 매입에 대해 감찰을 실시한 결과 매입규정 미준수 사항이 일부 확인돼 감사 처분하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매입임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진행 중인 특정감사에 대해서는 감사 후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