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영화 뷰] '여성 서사 영화', 한국만 오면 성별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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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장난감 회사 마텔이 1959년 출시했던 바비 인형을 원작으로 만든 실사 영화 '바비'가 개봉을 앞두고 전 세계 동시에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12일 워너브러더스코리아가 국내에 공개한 '바비' 포스터에 '바비의 모든 것'(Barbie is everything)이라는 문구가 삭제돼 의도적인 성별 지우기 시도가 아니냐며 원작 훼손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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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개봉
미국의 장난감 회사 마텔이 1959년 출시했던 바비 인형을 원작으로 만든 실사 영화 '바비'가 개봉을 앞두고 전 세계 동시에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12일 워너브러더스코리아가 국내에 공개한 '바비' 포스터에 '바비의 모든 것'(Barbie is everything)이라는 문구가 삭제돼 의도적인 성별 지우기 시도가 아니냐며 원작 훼손 논란에 휩싸였다.
다른 국가의 포스터에는 각 나라의 말로 '바비' 캐릭터 포스터에 '바비의 모든 것', 켄의 캐릭터 포스터에는 '그냥 켄이야'(He's just ken)이라고 삽입됐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바비', '켄'이라고 캐릭터의 이름이 적혀 있을 뿐이었다.
바비인형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미적인 이상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지며, 장난감 시장에서 여성 이미지를 대변하면서도, 여성의 신체적 외모와 역할에 대한 이상적인 표현을 테두리에 갇힌다는 지적이 종종 제기 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비는 초기 패션 모델이나 요리사 등의 직업 뿐만 아니라 법조인, 의사, CEO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바비인형이 출시, 여성이 자신의 직업과 역할에 한계를 두지 않고 꿈꾸고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상징해왔다.
그렇기에 '바비의 모든 것'이라는 문구는 영화 '바비'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메시지인 셈이다.
이 같은 논란은 '바비'가 처음이 아니다. 2019년 성차별에 저항해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여성 대법관이 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생애를 담은 영화'세상을 바꾼 변호인'은 원 포스터에서 '지도자', '정의', '변호사'라 적힌 문구가 한국 포스터에 '데일리룩', '핵인싸' 등 긴즈버그의 업적과 가치관을 담아내기 보단 배우의 패션에만 신경 썼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결국 CGV는 사과하고 포스터를 수정했다.
시간이 더 거슬러 2017년 개봉한 '20세기 여자들'은 우리나라에서 '우리의 20세기'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다. 해당 영화는 20세기 여성들이 서로를 보듬어 나가는 과정에서 여성 캐릭터의 서사와 갈등, 봉합이 중심을 잡지만, 원제의 'Woman'을 삭제해 아쉬움을 샀다.
이처럼 메시지 훼손 및 생략으로 잡음을 일으킨 영화들은 대부분 여성 서사가 주를 이루는 작품들이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는 '바비'의 포스터 훼손 논란에 어떠한 의도는 없었다면서 다음 날 바로 수정한 포스터를 게재했지만, 이전의 사례들과 함께 언급되며 비난을 피할 순 없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처음은 우연일 수 있어도, 반복되고 유사한 사례가 계속될수록 '의도가 없었다'라는 공식 입장을 신뢰하기 어려운 지점들이 생긴다. 영화가 가진 본질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창구가 효과적으로 기능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마케팅 차원의 실책이란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듯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여성 서사 중심인 영화를 두고 논란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은 소비자들의 몫이지, 콘텐츠 제공자들이 판을 짜거나 특정 앵글이 주목받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진 않는다. 민감한 이슈라고 판단한다면 그만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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