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구역에서 무선통신은 난제···하지만 걱정 마세요”
금속체 매개로 한 무선통신 개발
밀폐구역에서 통신사각문제 해결
중대재해 사고의 골든타임 대응 가능
전파는 금속으로 꽉 막힌 공간을 통과하기 힘들어서다. 비슷한 맥락으로 통신이 만만치 않은 곳이 있다. 선박이다. 금속으로 이뤄진 선박 내에서 통신 연결이 어렵다. 무선의 시대가 이미 도래했지만, 그간 전선을 이어가며 선박 통신망을 구축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곳이 IT스타트업 지엔테크놀로지스다. 박철균 대표(53)는 금속체 환경에서 무선통신이 가능한 ‘메탈복스(metalVox)’를 개발했다.
“기존 무선통신은 대기 등 자유공간으로 전파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저희는 금속 표면 자기장을 활용한 금속체통신(metalWave) 방식으로 전파를 전달합니다. 이 방식은 세계 최초입니다.”
예를 들어 축구장 여러 개 크기의 대형 컨테이너선 금속 벽면에 가로세로 30cm 안팎의 작은 장치를 붙이면 끝이다. 전달 거리가 200m에 달하기 때문에 2~3대 정도만 앞뒤로 붙여 놓아도 무선 통신에 문제가 없다.
“통신 개발자들은 금속이 많은 곳에서는 ’골치가 아프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통신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죠. 어쩔 수 없이 선박을 건조할 때부터 유선으로 통신망을 설치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했어요. 배를 운행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얼굴을 마주 보는 100m 안쪽의 파이프덕에서도 통신이 잘 안됩니다. 이런 점에 착안해 금속체를 매개로 하는 무선 통신 방식을 개발했어요. 이 장비를 통하면 선박 내에서 획기적으로 통신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거죠. 선박 깊은 곳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통신이 안 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중대재해안전 대응을 위해서라도 이 장치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철균 대표는 “선박뿐만 아니라 해양플랜드, 밀폐구역이 존재하는 산업현장에서 다각도로 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산업현장에는 밀폐구역들이 존재 합니다. 이러한 밀폐구역 내 금속체를 활용하면 중대재해사고 예방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격벽이 많이 존재 하는 해양플랜트 내 무선통신이나 함정의 재해통신 수단으로 활용 가능합니다.”
박 대표는 통신 전문가다. 한양대에서 학·석사를 받은 그는 일본 동경공업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조지아텍에서 포닥까지 끝냈다. 그는 삼성전기에서 신사업 통신분야를 담당했다. 그러던 중, 2016년 창업을 결심했다. 금속 격벽을 넘어 데이터 통신이 되는 기술을 더 널리 확대해야겠다는 생각에서다.
“배는 육지를 떠나면 하나의 독립체가 됩니다. 통신은 선박 내 안전을 위해 중요한 요소죠. 앞으로 제품을 더욱 알리고 국제해사기구(IMO)에서 선원 안전을 위한 안전통신 법정장비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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