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히잡 미착용’ 손님 받았다고…155곳 ‘영업정지’

‘스마트 카메라’로 차량 운전자 히잡 단속 시작…“하루만에 수백명 적발”
히잡반대시위 속 약해졌던 히잡단속 다시 고삐

이란에서 ‘히잡 미착용’ 손님을 받은 가게들이 무더기로 적발돼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16일(현지시간) 국영 IRNA 통신은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 손님을 받은 업소 150여곳이 이란 경찰에 적발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이드 몬타제롤마흐디 경찰청 대변인은 “히잡 의무 착용 관련법을 위반한 식당·상점 등 155개 업소에 대해 24시간 영업 정지 조치했다”면서 “업주들은 여성 손님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을 경우 이를 지적하고 법을 지키도록 안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당국이 ‘스마트 감시 카메라’를 이용해 히잡 미착용 사례를 단속하기 시작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것이다.

전날 경찰청은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카메라로 공공장소나 차 안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을 식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히잡을 쓰지 않고 운전하는 경우 차주에게 단속 관련 문자 메시지가 발송되며, 이런 행위가 반복 적발될 시 차량은 압류한다는 내용이었다. 실제 이에 따라 수백 건이 단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몬타제롤마흐디 대변인은 “지난 24시간 동안 수백 건의 단속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이란에서는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사흘 만에 의문사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테헤란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히잡 반대 시위가 확산하자, 당국은 히잡 착용에 대한 단속을 예전만큼 엄격하게 시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히잡을 착용하지 않는 여성이 증가하면서 다시 단속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국제인권단체에 따르면 이란 당국이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하면서 지금까지 시위 참가자 500여 명이 숨졌고 2만여명이 체포됐다.

현재 외국인을 포함해 모든 여성이 의무적으로 히잡을 써야 하는 나라는 이란과 아프가니스탄이 유일하다. 아프가니스탄은 2021년 8월 탈레반이 재집권하면서 히잡 착용이 의무화됐다.

선예랑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