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피습' 日경찰, 용의자 자택 수사…검찰 송치

위력업무방해 혐의…용의자, 묵비권 행사 중
체포 당시 용의자 가방에 과도 소지
가족·지인들 "얌전한 인상의 청년…일정 직업 없어"

15일 오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 와카야마현에서 현장 시찰을 마치고 연설을 시작하기 직전 폭발음을 야기시킨 물체를 던진 남성이 체포되고 있다. ⓒ 교도/연합뉴스

현행범으로 체포된 용의자 기무라 류지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향해 폭발물 투척한 사건에서 일본 경찰은 용의자를 검찰로 송치했다.

NHK,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경찰은 17일 오전 용의자를 와카야마니시 경찰서에서 와카야마 지방검찰청으로 송치했다.

경찰은 전날 효고현 가와니시시에 있는 용의자 기무라의 자택 수색을 통해 폭발물 제조에 사용된 도구 등을 포함한 약 10개의 상자를 압수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수색은 전날 새벽에 시작돼 약 8시간 반 후에 종료됐다.

경찰은 기무라의 자택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대피를 요청했고 자택에서 폭발물 제조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분말과 공구류, 금속제 파이프와 컴퓨터,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을 압수했다.

특히 경찰은 자택 수색에서 화약으로 보이는 분말이나 금속제 파이프 같은 물건과 공구류가 발견된 점 등을 미뤄 수제 폭탄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재료 입수 방법과 제조 과정 등을 자세히 조사하고 있다. 기무라가 던진 폭탄은 이른바 '쇠파이프 폭탄'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해진다. 통에 발화장치를 넣은 쇠파이프 폭탄은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를 참고해 누구나 제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연설도중 총격을 받아 사망한 사건에서도 기소된 피고인 야마가미 데쓰야(41)가 유튜브 등 인터넷 정보를 토대로 자신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수제총을 사용한 바 있다.

앞서 전날 와카야마시 사이카자키 항구에서 보궐선거 자민당 후보 지원 연설에 나선 기시다 총리를 향해 폭발물 투척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기무라를 용의자로 규정하고 그 자리에서 위력업무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또 폭발물 투척 당시 기무라의 손가방 안에는 칼날 길이 13cm 정도의 과도를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외에도 경찰은 수사를 통해 라이터와 휴대전화 등도 압수했다.

기무라는 현재까지 경찰에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그는 제압당할 당시 총리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체포된 후에도 "변호사가 오면 이야기하겠다"며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무라에게는 3년 이하 징역이나 50만 엔(약 489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위력업무방해죄가 적용된다. 다만 경찰은 범행 과정에서 살의가 있었다고 판단하면 살인 미수 혐의를 추가할 방침이다.

기무라는 24살 청년으로 일정한 직업이 없던 것으 알려졌다. 그는 15년 전쯤 현재 거주하는 주택으로 이사했으며 지역 주민들은 얌전한 인상의 청년이었다고 전했다.

그의 가족은 경찰에 "일정한 직업 없이 수년간 집에 틀어박혀 지내는 생활을 계속했다.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모르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