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의 제왕' 구글 패닉…"삼성 놓칠라" 뒷북 개발 나섰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등 자사 생산 제품에 기본 탑재되는 검색 엔진을 기존 구글 대신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으로 대체하는 것을 고려하면서 구글이 패닉에 빠졌다. 구글은 검색 엔진을 교체하는 계획을 서둘러 추진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달 삼성이 자사 생산 제품의 기본 검색 엔진을 12년 만에 빙으로 바꿀 수도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구글은 최근 MS의 빙에 인간처럼 대화하는 인공지능(AI) 챗GPT가 적용되며 빙의 검색 능력이 좋아진 것을 교체 검토 사유로 추정했다. 지난 25년 동안 세계 검색엔진 시장을 장악해 온 구글은 아직 AI를 도입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구글의 연간 매출 중 약 30억 달러(약 4조원)에 달하는 계약이 위험에 처하게 되자 구글 직원들은 큰 충격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구글은 삼성과 계약을 두고 계속 협상 중이다. NYT는 “삼성의 이 같은 검토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구글의 검색 사업에 처음으로 균열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검색 사업으로만 1625억 달러(약 213조원) 이상을 벌었다. 전체 수익(2798억 달러)의 60%에 달한다. ‘검색의 제왕’ 구글은 현재 전 세계 검색 엔진 시장 점유율에서 93.18%을 차지하고 있다고 시장조사 업체 스탯카운터가 전했다. MS의 빙은 2.87%에 불과하다.
하지만 MS가 빙에 챗GPT를 결합하면서 검색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MS는 지난달 초 챗GPT를 장착한 지 한 달여 만에 빙의 하루 순이용자가 1억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특히 이용자의 3분의 1이 빙을 처음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크 업계에선 MS가 빠르게 신규 이용자를 끌어들여 구글을 추격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구글은 아직 AI 검색 기능을 탑재하지 않았다. 지난달 22일 MS의 빙에 맞서 대화형 AI 서비스 ‘바드(Bard)’를 공개했지만 성능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와중에 삼성의 검색 엔진 대체 움직임까지 포착되면서 구글은 직원 160명을 투입해 AI 기능을 검색에 적용하는 마기(Magi) 프로젝트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기존 검색 결과와 AI의 답변을 혼합한 검색엔진을 개발 중으로, 훨씬 더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챗GPT처럼 이용자에게 맞춤형 답변을 찾아주되, 물품 구입이나 항공권 예약처럼 거래로 이어질 수 있는 검색 결과엔 기존처럼 광고를 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라라 레빈 구글 대변인은 “사용자와 파트너가 구글을 선택할 이유를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해 검색 엔진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AI 기반 검색 도입을 기쁘게 생각하며 곧 세부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AI를 결합한 구글의 검색 엔진은 다음 달 미국에서만 공개되고, 올 가을 기능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에는 최대 100만명에게 이 기능을 공개하고, 연말까지 최대 3000만명에게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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