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중반의 노쇠 정도, 10년 뒤 건강 좌우한다

민태원 2023. 4. 1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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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같더라도 개인의 '노화 속도'에 따라 나이 들어가는 모습이 결정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60대 중반에서의 노쇠 정도로 10년 뒤 건강 상태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2007~2017년 건강검진받은 만 66세 성인 96만8885명의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노쇠 정도에 따른 10년 내 사망률과 노화에 따른 질환 발생률을 최대 10년(평균 6.7년)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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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66세때 심하게 노쇠하면 10년 내 사망 위험 4.4배 ↑
심부전, 당뇨, 뇌졸중 발병 위험도 각 2.9배, 2.3배, 2.2배 높아
게티이미지

나이가 같더라도 개인의 ‘노화 속도’에 따라 나이 들어가는 모습이 결정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60대 중반에서의 노쇠 정도로 10년 뒤 건강 상태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만 66세 때 심하게 노쇠한 집단이 건강한 집단에 비해 10년 내 사망 위험이 약 4.4배 높았다.

또 심하게 노쇠한 집단에서 10년 내에 당뇨, 관상동맥질환, 낙상 등 노화에 따른 질환이 발생하거나 타인의 돌봄이 필요할 위험이 건강 집단에 비해 약 3.2배 높았다.

기존 연구는 보다 고령의 나이를 기준으로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초기 노년기인 만 66세를 기준으로 노쇠의 의미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신재용·장지은 교수, 미국 하버드대 의대 김대현 교수팀은 만 66세 성인 96만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논문을 미국 의사협회 발행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최근호에 발표했다.

노쇠는 허약이라고도 하며 노화와 질병의 축적으로 기능이 감퇴해 스트레스에 취약해진 상태를 말한다. 같은 나이라도 노쇠가 심하면 통상 노화가 더 진행된 것으로 간주된다.

연구팀은 2007~2017년 건강검진받은 만 66세 성인 96만8885명의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노쇠 정도에 따른 10년 내 사망률과 노화에 따른 질환 발생률을 최대 10년(평균 6.7년)간 분석했다.

노쇠 정도는 병력, 신체·검체검사, 신체 건강, 정신 건강, 장애 등 5개 영역의 39가지 항목을 평가해 측정했다. 노쇠 정도에 따라 건강한 집단, 노쇠 전 집단, 경증 노쇠 집단, 중증 노쇠 집단으로 분류했다.

연구팀은 각 집단의 10년 내 사망률을 분석했다. 우선 건강한 집단에서는 연간 100명 중 0.79명이 사망했으며 노쇠 전 집단에서는 1.07명, 경증 노쇠 집단에서는 1.63명, 중증 노쇠 집단에서는 3.36명이 사망했다. 이를 사회인구적 특성 등을 보정해 비교하면, 66세 때 심하게 노쇠한 집단의 10년 내 사망 위험이 건강한 집단에 비해 약 4.43배 높았다.

또 노화에 따른 질환은 건강한 집단에서 연간 평균 0.14건, 노쇠 전 집단에서 0.23건, 경증 노쇠 집단에서 0.29건, 중증 노쇠 집단에서 0.45건씩 발생했다.

각 질환별로는 중증 노쇠 집단에서 10년 내 심부전·당뇨·뇌졸중이 발병할 위험이 각각 2.9배·2.3배·2.2배 높았다. 신체·정신적 기능 저하로 타인의 돌봄이 필요한 비율은 중증 노쇠 집단에서 건강한 집단에 비해 10.9배 높았다. 이외에 낙상, 골절, 관상동맥질환 등 암을 제외한 대부분 질환의 발병률이 건강 집단보다 중증 노쇠 집단에서 유의미하게 높았다.

정희원 교수는 17일 “같은 나이라도 생물학적 노화 정도, 즉 노쇠 수준이 사람마다 다르며, 이런 차이로 먼 미래의 사망과 건강 상태까지도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가능한 젊을 때부터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운동, 금연, 절주,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건강 관리를 해 노쇠와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노쇠가 진행된 경우라면 복용하는 다제 약물을 점검하고 노쇠의 흔한 원인이 되는 근감소증이나 인지기능 감소, 우울, 불안, 수면장애 등에 대해 전문의를 찾아 노인 의학적 도움을 받는 게 좋다.

정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빠른 고령화와 돌봄이 필요한 인구 급증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예방하고 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 논의와 정책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 진료 장면.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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