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도 野도 “개고기 먹지 말라”는데...국민 60% ‘강제하면 안 돼’ [민심레이더]
20대 67%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잘못
해당 사안에서 가장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은 영부인 김건희 여사입니다. 김 여사는 비공개로 열린 동물보호단체와의 간담회에서 ‘개 식용 문화 종식’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부인의 발언에 맞춰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개 식용 금지법을 발의했죠. 야당도 나섰습니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4월 13일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개 식용’ 논란을 끝내기 위해 당 차원에서 마련하고 있는 특별법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김 의장은 이 법을 ‘손흥민 차별 예방법’이라 이름을 붙여 주목을 받았습니다.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국 사람들이 ‘개고기’를 먹는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고 있다는 게 주장의 요지입니다. 실제로 ‘개고기를 먹는 사람’은 유럽과 미국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인종 차별 표현으로 자주 쓰이고는 했죠. 영국 EPL에서 활약했던 박지성은 물론, 현재도 활약 중인 손흥민 선수 모두 상대팀 팬에게 개를 먹는다는 인종 차별적 표현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김 의장은 “손흥민에 대한 차별과 야유 소재가 된 (개 식용) 빌미도 근절해야 한다. 아이와 찍은 사진보다 반려동물과 찍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더 많이 올리는 시대에 개 식용 논란은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죠.
다만, 이미 사라져가는 개 식용 문화를 굳이 금지해야 하냐는 반발도 만만찮습니다. 과거부터 전해져왔던 문화를 무작정 금지시키는 것이 옳냐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닐슨코리아가 지난해 10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년간 개고기를 먹은 경험이 있다고 밝힌 사람은 16.7%에 그쳤죠. 향후 개 식용을 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84.6%가 넘었습니다. 이미 한국 문화에서 거의 사라져가고 있죠.
법안에 반대하는 이유로 “문화는 문화로 봐야 한다”는 답변이 많았습니다. 중도진보 성향의 40대 남성은 “알아서 하게 냅둬라. 뭘 먹든 남한테 피해 안 주면 되지 않는가. 유럽이 개를 먹으면 야만인이라고 하면 그게 기준인가. 어디든 문화는 다 다르다. 그걸 존중해줘야 한다. 왜 그들의 기준에 서 있으려고 하나”고 일갈했습니다. 다른 20대 남성은 “이러다 소, 돼지도 불쌍하니 인공육만 합법화되겠다. 관리시스템만 갖추면 될 일을 왜 크게 만드나”라고 강조했죠.
이미 사라지는 문화를 왜 강제하냐는 의견도 많았죠. 보수 성향의 30대 남성은 “이런 걸 죄다 규제와 강제로 해결하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좌파 마인드다. 그리고 이미 냅둬도 사장돼가고 있는 것을 뭣하러 들쑤셔서 반발감을 조성하는가”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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