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韓 기업에 손짓하는 中…신뢰회복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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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기업인들이 중국 언론에 부쩍 자주 등장하고 있다.
16일 중국 중앙(CC)TV 저녁 메인 뉴스 프로그램인 신원롄보는 무역박람회인 '중국수출입상품교역회(캔톤 페어)' 현장을 보도하면서 한국의 휴대용 가스버너 생산업체 관계자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최근 들어 한국 기업인에 대한 보도 빈도가 높아진 것은 중국이 한국에 보내는 의도된 경제협력 의지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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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기업인들이 중국 언론에 부쩍 자주 등장하고 있다. 16일 중국 중앙(CC)TV 저녁 메인 뉴스 프로그램인 신원롄보는 무역박람회인 ‘중국수출입상품교역회(캔톤 페어)’ 현장을 보도하면서 한국의 휴대용 가스버너 생산업체 관계자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이 매체는 지난 9일에도 광둥 지역 비즈니스 환경을 소개하는 기획 보도에 현대차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담당자를 출연시키고, 현지 사업 환경이나 긍정적인 경제 전망을 강조했다.
관영 매체인 신화통신은 이달 초 윤도선 CJ차이나 대표를 서면 인터뷰했다. 윤 대표는 "중국은 탄력성과 잠재력을 갖춘 세계 2위 경제 대국"이라면서 "CJ는 중국 시장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국 경제와 무역이 깊게 연결돼 있으며, CJ는 지속적으로 중국에 생산설비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역설했다.
통상 중국 관영 매체는 보도 순서, 등장 인물, 인터뷰 대상자 모두 철저하게 계산해 배치한다. 최근 들어 한국 기업인에 대한 보도 빈도가 높아진 것은 중국이 한국에 보내는 의도된 경제협력 의지 신호로 읽힌다. 얼마 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광둥성 광저우 LG디스플레이 생산기지 방문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연일 두 팔을 벌리며 개방과 외자 유치를 강조하는 중국을 바라보는 우리 기업들의 눈빛은 여전히 불안하다. 정치적 상황이나 양국 관계에 따라 기업 환경이 수시로 바뀌고, 전에 없던 규제와 점검이 불쑥 튀어나오지 않으리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를 제공한 대기업 롯데가 수십 년간 10조원 이상을 투자한 중국에서 결국 철수해야 했던 ‘사건’은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최근 만난 외교 소식통은 "중국 정부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하나같이 각 지역에 대한 투자를 강조한다"면서 "그러나 우리 기업들은 사업 환경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지방 정부의 재정 상황이 매우 악화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겠나 싶다"고 부연했다. 3년간의 방역 만리장성을 허물고 적극적으로 외자를 끌어오려는 중국의 태도 변화는 우리 기업에 큰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진정한 경협과 민간 투자를 원한다면, 비합리적 행정과 불확실성이라는 고질적 병폐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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