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연료' 디젤의 역주행…짙어지는 불황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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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등했던 디젤(경유)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경기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디젤 가격이 하락하면서 글로벌 경기의 침체 위험도 짙어지고 있다.
러·우 전쟁 여파로 급등했던 디젤 가격이 가솔린(휘발유)보다 더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화물운송 관련 정보업체인 프레이트웨이브의 크레이그 풀러 최고경영자(CEO)는 "고강도 긴축과 정부의 경기 부양책 부재로 디젤 수요 회복의 길은 멀어지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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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등했던 디젤(경유)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경기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디젤 가격이 하락하면서 글로벌 경기의 침체 위험도 짙어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디젤 시장이 불황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물수송·건설·농업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디젤에 대한 수요 감소는 산업 활동 약화와 소비 감소 등 경기 침체의 초기 신호로 간주된다. S&P 글로벌의 미주 지역 부사장은 데브닐 초두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악의 경제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의 디젤 선물 가격(12월 인도분)은 올 초 톤당 776달러(3일 기준)에서 지난 4일 737달러까지 약 5% 하락했다. 지난해 최고점(6월9일) 906달러 대비로는 19%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러·우 전쟁 여파로 급등했던 디젤 가격이 가솔린(휘발유)보다 더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디젤 수요 악화는 세계 경제의 40%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이 이끌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디젤 수요의 60~70%가 화물운송에 소비된다는 점에서 미·중 경제의 두 축인 수출과 소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다.
미국 최대 항만인 서부 로스앤젤레스(LA)항의 수입 화물량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물동량이 줄자 디젤을 연료로 하는 트럭·철도 수송도 급전직하했다. 미국철도협회에 따르면 올해 첫 12주 동안 미 전역의 주요 철도는 전년 동기 대비 컨테이너 화물 선적량이 10%가량 줄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도 상품을 실어 나르는 트럭 이동이 눈에 띄게 감소하기 시작했다. 중국 교통부에 따르면 중국 최대 컨테이너항인 상하이항을 포함한 주요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 3~9일 한 주간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5% 감소했다.
런던 소재 에너지 컨설턴트 업체인 FGE는 올 하반기 중국 내 디젤 수요는 상승 여력보다 하락 여력이 더 큰 상황이라며 미국과 유럽 경기 악화로 중국 제조업은 국내 소비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S&P 글로벌은 올해 미국 내 디젤 수요가 약 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감소폭은 2016년 이후 7년 만에 최대다. 미국 내 디젤 수요 감소는 미 최대 항만이 모여있는 미 서부 지역에서 두드러지고 있다며, 미 서부 지역의 디젤 수요 감소폭은 전국 평균의 배 이상인 5%에 달한 것으로 S&P 글로벌은 전망했다.
디젤 수요 감소 흐름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불안하고, 고강도 긴축과 경기 부양책 부재로 가계와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있어 최소 올 3~3분기까지는 디젤 수요에 대한 하방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화물운송 관련 정보업체인 프레이트웨이브의 크레이그 풀러 최고경영자(CEO)는 "고강도 긴축과 정부의 경기 부양책 부재로 디젤 수요 회복의 길은 멀어지고 있다"고 평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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