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 SK, 챔프전 진출 100% 확률 잡았다

[프로농구] LG에 92-91 역전승, 챔프전까지 1승만 더

[윤현 기자]

▲ 프로농구 서울 SK 리온 윌리엄스가 결승 득점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프로농구 서울 SK가 원정 2연전을 쓸어 담으며 챔피언 결정전 진출 확률 '100%'를 잡았다.

전희철 감독이 이끄는 SK는 16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승제)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창원 LG를 92-91로 이겼다.

이로써 1, 2차전을 승리한 SK는 챔피언 결정전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지금까지 28차례 열린 4강 플레이오프에서 먼저 2연승을 거둔 팀은 한 번의 예외 없이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반면에 홈 2연전을 모두 패하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든 LG는 벼랑 끝에 몰리면서 기적을 바라게 됐다.

'0.6초의 기적'... SK, 또 역전 드라마 썼다

두 팀은 이날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명승부를 펼쳤다. 1쿼터는 SK가 24-22로 앞섰으나, 2쿼터는 LG가 46-43으로 역전하면서 근소하게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1차전 패배의 설욕을 잔뜩 벼르고 나선 LG는 3쿼터에 SK를 압도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종아리 부상을 당한 아셈 마레이를 대신해 새로 영입한 레지 페리가 3쿼터에만 15점을 쏟아부었다.

반면에 SK는 '에이스' 김선형이 3쿼터까지 단 8점에 그치면서 고전했다. 기세가 오른 LG는 4쿼터 초반에 75-65, 두 자릿수로 격차를 달아나면서 승리가 눈앞에 다가온 듯했다.

그러나 1차전에서 10점 차 이상 열세를 뒤집었던 SK의 '역전 본능'이 어김 없이 깨어났다. 자밀 워니의 득점이 살아나면서 격차를 줄인 SK는 6분 15초를 남기고 허일영의 3점슛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페리의 테크니컬 파울로 얻은 자유투까지 성공하면서 76-75로 역전에 성공했다.

LG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이관희와 윤원상을 앞세워 90-90 동점을 만들었고, 김준일이 워니를 5반칙 퇴장으로 코트에서 쫓아내고 귀중한 자유투 2개를 얻었다. 하지만 자유투를 1개만 성공한 것이 화근이었다.

워니를 대신해 들어온 리온 윌리엄스가 김선형이 무리하게 슛을 던졌다고 튕겨 나온 것을 잡아냈고, 경기 종료 0.6초를 남기고 극적인 골밑슛을 성공하면서 92-91로 드라마 같은 1점 차 역전승을 완성했다.

마레이가 그리운 LG, 기적은 일어날까

▲ 서울 SK와 창원 LG가 격돌한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

SK는 정규리그 마지막 9경기를 다 이겼고, 전주 KCC와의 6강 플레이오프 3전 전승, LG와의 4강 플레이오프 2연승 등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합쳐 14연승을 질주하며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김선형이 10점으로 평소보다 부진했으나, 워니가 40점 11리바운드로 코트를 지배했고 허일영이 24점 6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여기에 윌리엄스는 단 13초만 뛰고 위닝샷을 터뜨리는 '신 스틸러' 활약을 펼쳤다.

반면에 LG는 1차전에서 부진했던 이관희가 19점을 올리며 살아나고, 페리가 31점으로 공격을 이끌면서 분투했으나 막판 뒷심 대결에서 또 패했다.

특히 SK와의 리바운드 대결에서 35-40으로 밀렸고, 경기 종료 직전 윌리엄스에게 리바운드를 빼앗기고 위닝샷까지 내주면서 정규리그 '리바운드왕' 마레이의 빈자리가 뼈아프게 느껴진 패배였다.

또한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얻어낸 자유투를 놓치고, 스틸도 9개나 당하는 등 보이지 않는 실수가 너무 많았다.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보답하지 못한 LG는 무거운 마음을 안고 원정을 떠나게 됐다.

두 팀은 오는 18일 SK의 홈구장인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3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