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헬로스테이지] 악마 박해수의 치명적 유혹, 연극 ‘파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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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기를 할까요? 당신은 결국 그 자를 잃고 말 겁니다."신을 상대로 내기를 제안하는 악마 메피스토.
제물이 될 '그 자'는 많은 사람들이 현자라고 칭송할 정도로 학문에 매진했지만, 인생에 대한 깊은 회의감에 빠져 있는 파우스트다.
메피스토는 파우스트에게 접근해 인생의 쾌락을 알려주고, 대가로 그의 영혼을 요구한다.
그간 '오징어 게임' '수리남'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으로 대중에게 친숙해진 박해수는 5년 만에 돌아온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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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기를 할까요? 당신은 결국 그 자를 잃고 말 겁니다.”
신을 상대로 내기를 제안하는 악마 메피스토. 제물이 될 ‘그 자’는 많은 사람들이 현자라고 칭송할 정도로 학문에 매진했지만, 인생에 대한 깊은 회의감에 빠져 있는 파우스트다. 메피스토는 파우스트에게 접근해 인생의 쾌락을 알려주고, 대가로 그의 영혼을 요구한다.
연극 ‘파우스트’는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역작 ‘파우스트’를 무대화한 작품이다. 1·2부로 나뉘는 방대한 분량의 원작 중, 연극은 원작의 전반부에 해당하는 1부를 165분 무대에 압축했다. 대중에게 쉽게 읽히지 않았던 원작은 양정웅 연출의 손을 거쳐 현대적이고 감각적으로 재해석됐다.
양 연출은 앞서 ‘페르 퀸트’ ‘해롤드앤모드’ ‘한여름 밤의 꿈’ 등을 통해 전통과 서구의 스타일을 절묘하게 버무려 호평을 받아 왔다. 이번 작품의 무대 곳곳에서도 양 연출의 감각들이 눈길을 끈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것이 무대 뒤편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타원형의 LED 패널이다. 이는 파우스트의 서재, 어우어바흐 술집, 마녀의 부엌, 숲과 동굴 등 26번에 걸쳐 바뀌는 작품의 배경으로 활용되거나, 무대 뒤편에 마련된 공간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송출하는 등 고전 연극에 대한 대중의 진입 장벽을 허무는 역할을 한다.
연출력도 뛰어나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을 이끄는 가장 큰 힘은 ‘배우’다. 그 중에서도 메피스토 역을 맡은 박해수의 연기력이 단연 돋보인다. 그간 ‘오징어 게임’ ‘수리남’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으로 대중에게 친숙해진 박해수는 5년 만에 돌아온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뽐냈다.
성경에서 악마를 뱀에 비유한 것처럼, 박해수는 뱀처럼 혀를 날름거리고, 몸을 꿈틀거리면서 능청스럽고 음흉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뒤엔 차갑고 섬뜩한 눈빛이 숨어 있다. 박해수는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무대를 지휘한다. 리듬을 타는 듯한 걸음걸이와 춤을 추는 듯한 몸짓으로 무대를 휘저으며 내젓는 그의 손끝에서는 시간이 멈추고, 물이 포도주로 변하고, 불꽃이 터진다. 특히 익살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다가 돌연 돌변하는 표정은 관객들을 압도한다. 무게감과 경박스러움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극의 텐션도 그의 연기에 따라 달라진다.
노련한 파우스트 유인촌과 패기 넘기는 젊은 파우스트 박은석, 그리고 연극 데뷔 무대임에도 섬세한 연기로 그레첸을 완벽하게 그려낸 원진아의 호흡이 더해지면서 ‘파우스트’는 더 힘 있는 작품이 됐다. 여기에 극단 여행자 배우들까지 누구 하나 빼놓을 것 없이 완벽한 캐스팅이다. 4월29일까지 LG아트센터서울 시그니처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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