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점차 참패 딛고 '반격' 나선 캐롯…"명승부 한번 해보겠다"

김명석 2023. 4. 1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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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7시 고양서 '4강 PO 3차전'
1차전에서 56점 차 참패 당했던 캐롯
이틀 만에 14점 차 완승으로 '1승 1패'
김승기 고양 캐롯 감독. 사진=KBL

싱겁게 끝날 것 같았던 2022~23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고양 캐롯의 ‘반격’이 시작됐다.

1차전만 하더라도 한계에 부딪힌 듯 보였다. 캐롯은 지난 1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와 4강 PO 1차전에서 43-99, 무려 56점 차 ‘참패’를 당했다. 43점은 역대 PO 최소 득점, 56점 차는 PO와 정규리그를 포함해 프로농구 역대 최다 점수 차였다.

체력 부담이 컸다. 6강 PO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와 5차전까지 대접전을 펼쳤다. 반면 정규리그 1위 KGC는 푹 쉬고 4강 PO에 나섰다. 1차전에서 크게 벌어진 격차를 더해 3경기 만에 4강 PO가 끝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아쉬움은 굴욕적인 스코어만이 아니었다. 이날 김승기 감독은 점수 차가 벌어지자 일찌감치 경기를 포기했다. 이정현(16분43초) 디드릭 로슨(20분25초) 등 주전들을 뺐다. 캐롯 선수들은 3점슛만 무려 50개를 던졌다. 팬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 감독은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틀 뒤 같은 장소에서 열린 2차전. 56점 차 대패를 당했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캐롯은 확 달라졌다. 1쿼터 초반 2-11로 밀리며 1차전의 악몽이 재현되는 듯싶었지만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일찌감치 무너졌던 1차전과는 달랐다.

고양 캐롯 이정현이 지난 15일 안양 KGC와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KBL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던 3쿼터엔 이정현이 날아올랐다. 56-57로 뒤진 상황에서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킨 것을 시작으로 4분 새 스틸 2개를 포함해 10점 맹폭을 가했다. 격차는 순식간에 15점 차로 벌어졌다. 캐롯은 4쿼터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89-75로 승리했다. 1차전만큼은 아니지만 14점 차 완승으로 설욕했다. 이정현이 이날 32점을 기록하며 반격에 앞장섰다.

김승기 감독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방송 인터뷰를 통해 “1차전에선 팬들한테 미안할 정도로 체력적으로 너무 안 됐다. 포기를 빨리 했고, 그래서 잘 쉬었다. 패배 뒤 선수들한테는 별소리 안 했다. 대신 기분 좋게 낮술만 한 잔씩 줬다”며 “저희 그냥 안 죽었다. 고양에서 명승부 한 번 해보겠다”고 웃어 보였다.

물론 KGC도 쉽게 물러설 팀은 아니다. 1차전 대승의 기세를 이어가진 못한 건 아쉽지만, 정규리그 1위에 오른 저력에 체력 우위도 여전한 장점이다. 극한에 몰린 캐롯의 전략도 확인했고 2차전에선 오세근(19분38초)도 아꼈다. 3차전부터는 그야말로 총력전을 나설 예정이다.

1차전이 끝난 뒤 각각 78%와 22%였던 KGC와 캐롯의 챔피언 결정전 진출 확률은 2차전 결과에 따라 50%로 동률이 됐다. 캐롯의 반격으로 원점이 된 4강 PO. 그야말로 불꽃 튈 두 팀의 3차전은 17일 오후 7시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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