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개미들의 가짜 주식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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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이 하는 주식공부는 가짜다."가치투자자로 잘 알려진 V자산운용사 C대표의 말에 속으로 뜨끔했다.
그가 말하는 가짜 주식공부의 루틴은 이렇다.
그런데 정작 투자기업을 결정할 때는 남들이 권하는 대세 종목 혹은 성장 산업이라는 말에 선뜻 손을 내민다.
하지만 C대표가 언급한 '개미들의 가짜공부'는 일반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하면서 곰곰이 새겨볼 만한 얘기인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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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이 하는 주식공부는 가짜다."
가치투자자로 잘 알려진 V자산운용사 C대표의 말에 속으로 뜨끔했다. 그가 말하는 가짜 주식공부의 루틴은 이렇다. 오늘도 부지런한 개미투자자는 아침에 일어나 전 세계에서 일어난 주요 뉴스를 꼼꼼하게 챙겨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인상 사이클을 마무리할 것인지 아닌지 전문가들의 전망이 담긴 뉴스를 읽고, 무역수지와 실업률 수치도 챙긴다. 매일 수없이 많은 거시경제 변수를 따라잡는다.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들과 정치 지도자들이 간밤에 또 무슨 엉뚱한 말을 하지는 않았는지도 꼼꼼하게 찾아본다.
그런데 정작 투자기업을 결정할 때는 남들이 권하는 대세 종목 혹은 성장 산업이라는 말에 선뜻 손을 내민다. 그러고 나서는 오르기를 바라면서 앞에서 말한 루틴을 반복하며 매도 시점을 저울질한다. 매파와 비둘기파 Fed 위원들 이름은 줄줄이 꿰는데 자신이 투자한 회사의 대표이사와 주요 임원 이름, 비즈니스 구조는 잘 모른다. C대표가 말하는 가짜 주식공부란 이런 것이다. 공부한다고 착각하지만 투자 결과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들이다.
C대표가 투자 기업을 고르는 일은 사용자가 채용 면접을 보는 것과 비슷하다. 재무제표는 이력서다. 투자 결정을 하기 전 수개월에서 수년간 한 기업을 지켜보는 일도 허다하다. 그 과정에서 이 잡듯이 그 기업 관련 공개된 모든 정보를 찾아본다. 누군가의 뒷조사를 하듯이 오랜 기간 추적한다. 상장사는 3개월에 한 번 성적표(분기보고서)가 나오는데, 이걸 샅샅이 분석한다. 궁금한 게 생기면 이때 왜 이런 의사결정을 했는지, 이때는 갑자기 왜 숫자가 올라갔는지 IR 담당자에 전화하거나, 회사를 직접 방문해 물어본다.
한 기업의 주식을 산다는 건 그 기업의 일부를 소유하는 것이다. 주식을 사면 내 돈을 그 회사 최고경영자에게 맡기는 셈이다. 그렇다면 그 회사 대표나 오너가 믿을 만한 사람인지, 이 비즈니스로 내 돈을 불려줄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어떻게 보면 결국 투자자가 해야 하는 의사결정은 단순하다. 어떤 기업을 언제, 얼마에 살 것인가. 물론 거시경제의 변화와 지정학적인 리스크를 알고 대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투자하는 기업이 어떤 기업이냐는 것이다.
물론 투자에 절대적인 정답은 없다. 하지만 C대표가 언급한 '개미들의 가짜공부'는 일반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하면서 곰곰이 새겨볼 만한 얘기인 것은 확실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시장에 뛰어든 개미투자자들은 올해로 주식투자 4년 차다. Fed 위원들의 발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제적 파장보다 근본적으로 중요한 건 내가 투자한 기업의 정확한 실체, 그리고 경쟁력이다. 투자하려는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성장 잠재력, 경영자, 적정가치, 리스크에 대한 조사와 분석은 필수다. 내가 투자한 맛집(기업) 옆에 다른 맛집이 생겨도 여전히 사람들이 찾아올지, 원재료 가격은 어떤지, 맛집 사장님이 번 돈을 허투루 쓰지 않는지, 종업원 관리를 잘하는지를 살펴보라는 것이다.
개미투자자들은 최근 4년 새 강세장과 약세장을 두루 경험하며 뼈저린 투자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그러나 증시가 오름세를 보이자 식었던 투심이 다시 끓어오르고 있다. 테마주가 성행하고 '빚투(빚 내서 투자)'도 늘고 있다. '한탕주의'로 투자 생활을 마무리할 게 아니라면 분석과 분산은 필수다. 개미들이여, 진짜 주식 공부를 시작해보자.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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