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광훈의 '결별선언', 진정성 인정 어려워"

"우리 당하고 무슨 관계라고 결별하나"
"전광훈 애국자였지만 2019년 타락"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이날 오전으로 예고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결별선언'에 대해 "진정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여전히 국민의힘에 영향력을 미치고 싶어하지만, 속마음을 감추고 있다는 것이다.

황 전 대표는 1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서 "전 목사는 자유통일당 만든 분이다. 그런데 우리 당하고 뭔 관계가 있다고 결별을 하나"며 이같이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사랑제일교회에 따르면, 전 목사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과 결별'을 주제로 긴급기자회견을 연다. 국민의힘 내에서 '전 목사와의 손절'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선수를 친 셈이다.

이에 대해 황 전 대표는 "본인은 하여튼 우리 당에 영향력을 미치고 싶었고 우리 당에서 뜻대로 잘 안 되니까 어떤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본다"며 "그러나 방법은 그 자체도 또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국민의힘 당과 같이 하고 싶다. 우리 당 가지고 안 되겠더라. 그러나 아직 이런 게 저런 게 부족하니 그걸 같이 고쳐 나가자', 국민들에 그렇게 얘기를 해야죠. 솔직하게"라고 했다.

그는 전 목사가 한때 '애국자' 였지만 타락했다고 평가했다. 황 전 대표는 전 목사에 대한 평가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애국자다. 본래 전교조의 문제를 보고 그때부터 반전교조 활동을 한 사람이다. 그때는 우리가 존경하는 사람이고 잘했다"며 "2019년 많은 세력들이 모였고 또 그분에 대한 지지들이 막 높아지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저는 그것을 '타락했다'라고까지 말을 하고 있다"고 했다.

정치 욕심이 생겨 정치에 개입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황 전 대표는 "그러면서 자꾸 정치에 개입하고 의석수에 욕심을 내고 또 내 말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내가 당을 어떻게 지배한다. 좌파, 우파. 이런 얘기를 했다"며 "정치 욕심이 생겨서 그렇다"고 했다.

공천 자리까지 요구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십 수 개보다 훨씬 많다.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니까 제가 같이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그러니까 타락했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정치를 하려면 정치 영역으로 나와야지 자꾸 기독교를 끌고 정치적 욕심을 이루려고 하니까 이건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전 목사와 국민의힘과의 '결별'에 대해서는 "저는 결별이라는 말은 쓰지 않는다. 잘못한 걸 고치고 그러면 얼마든지 다시 올 수 있는 것"이라며 "정치라는 거는 늘 생물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고치면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