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76% 성장 '실리콘 음극재'…LG·포스코·SK 앞다퉈 개발

최서윤 2023. 4. 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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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소재 초격차]②
충전 속도·수명 결정하는 음극재
주로 사용하는 흑연…팽창 단점 있어
대안 떠오른 실리콘 음극재 개발 활발

편집자주 - 빨라지는 전기차 보급 속도에 맞추기 위해 배터리 업계가 소리없는 전쟁중이다. 배터리 업체들은 폭발하는 수요를 따라가기 위해 세계 곳곳에 대규모 생산 시설을 갖추는 데 집중해왔다. 지금까지 양을 채웠다면, 앞으로는 질에서 판세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배터리 기업들이 새로운 배터리 소재 개발에 열중하는 이유다. 차세대 배터리를 구성하는 소재는 무엇이 될지, 기업들이 신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어떤 연구개발(R&D)에 집중하는지 짚어본다.

양극재에서 전기 에너지를 만든다면 음극재는 그 에너지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리튬이온을 저장하는 음극재는 배터리 충전 속도와 수명을 결정한다. 음극에 리튬이온을 많이 저장할수록 사용 용량이 커지고 충전 속도도 빨라진다. 음극재는 전기차 배터리 원가의 약 15%를 차지한다.

현재 이차전지 음극재는 대부분 중국산이다. 시장조사업체 ICCSINO는 2021년 세계 음극재 생산 규모가 전년 대비 63% 증가한 총 88만2700만t이며, 중국이 총생산량의 92%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음극재 생산 상위 10대 기업 중 중국 기업이 7개이고 일본과 한국 기업은 각각 2개, 1개다.

포스코퓨처엠 포항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 [사진제공=포스코퓨처엠]

음극재는 리튬이온의 저장원(흡수·방출)으로 음극활물질, 도전재, 바인더, 동박 등으로 구성된다. 음극재 대부분을 구성하는 음극활물질은 현재까지 가격과 안정성 측면에서 장점을 지닌 흑연을 주로 사용한다. 연필심이 바로 흑연이다.

천연흑연 음극재는 용량이 크고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명이 낮고 충전 속도가 느리다. 배터리 충전 시 리튬이온이 양극에서 전해질을 타고 음극으로 이동해 음극에 있는 흑연층 사이에 머물게 되면 팽창해 부풀어 오르기도 한다.

음극재 기업들이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실리콘 음극재'다.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계 음극재보다 약 10배 많은 리튬을 저장할 수 있다. 실리콘 1g당 용량은 최대 4200mAh/g이고 흑연 음극은 370mAh/g 정도다.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충전 속도를 단축할 수 있다. 하지만 실리콘도 충·방전이 반복되면 부피가 쉽게 팽창하는 특성을 지녔다. 현재 흑연계 음극재에 첨가할 수 있는 최대 실리콘 함량은 5~10% 수준이다. 실리콘 함량을 늘리고,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과제다.

2020년 6000t으로 음극재 시장의 1.2%에 불과했던 실리콘 음극재는 2027년에는 약 32만t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연평균성장률은 76.6%다. LG화학, 포스코퓨처엠, SK머티리얼즈 등이 실리콘 음극재 시장 가능성을 보고 연구개발(R&D)에 뛰어들고 있다.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와 포스코퓨처엠 양·음극재(왼쪽이 양극재) [사진제공=포스코퓨처엠]

LG화학은 100%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퓨어 실리콘(Pure Silicon)' 기술을 개발 중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해 2월 성장전략 발표에서 퓨어실리콘 개발을 중점 과제로 소개했다. 기존 음극재보다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LG화학은 2021년 7월 세계 1위 종합 전지 소재 회사를 목표로 2025년까지 전지 소재 부문 육성에 6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흑연 음극재를 만들고 있는 포스코퓨처엠도 실리콘 음극재를 개발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자회사 포스코실리콘솔루션은 2025년까지 3000억원을 투입해 포항 영일만산업단지에 연산 5000t 규모 실리콘 음극재 생산공장을 짓기로 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7월 실리콘 음극재 개발 업체 테라테크노스를 인수하고 포스코실리콘솔루션으로 사명을 바꿨다.

SK머티리얼즈그룹14는 경북 상주시에 연산 2000t 규모 실리콘 음극재 공장을 완공했다. 오는 3분기 상업 생산에 들어간다. 추가 증설로 오는 2025년까지 연산 1만t을 확보할 계획이다. SK머티리얼즈그룹14는 SK머티리얼즈가 2021년 실리콘 음극재 사업 진출을 위해 미국 배터리 소재 기술기업 그룹14와 손잡고 세운 합작법인이다.

조정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실리콘 음극재 시장 성장은 필연적"이라며 "테슬라 4680 배터리의 경우 원가 절감과 더불어 실리콘 음극재 사용을 통한 에너지 밀도 개선이 핵심인 만큼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파나소닉 등을 필두로 실리콘 음극재 생산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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