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KIA 3연전 스윕...숨은 공신 이용규

안희수 2023. 4. 1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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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가 통산 1000번째 사사구를 기록한 장면. 사진=키움 히어로즈
키움 히어로즈가 4연승을 거두며 반등했다. 베테랑 이용규(38)는 숨은 공신이다. 

이용규는 올 시즌 출전한 12경기에서 타율 0.250을 기록했다. 첫 3경기에서는 멀티히트를 기록했지만, 이후 9경기에서 3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투수를 괴롭히는 특유의 능력으로 보이지 않는 기여를 보여줬다. 지난 15·16일 KIA 타이거즈전이 그랬다. 

KIA는 15일 상대 투수로 신인 윤영철을 맞이했다. 지난달 16일 시범경기에서 4이닝 동안 삼진 7개를 당했던 투수다. 윤영철은 슈퍼루키로 인정받고, 데뷔 시즌부터 선발진에 합류했다. 

시범경기에서도 정확한 제구와 체인지업 승부에 당했다. 하지만 키움 타선은 2번째 대결이자 정규시즌 첫 대결에서 윤영철을 무너뜨렸다. 1회만 5점을 냈다. 4회 강판시켰다. 

이용규가 신인 선수에게 호된 신고식을 선사했다. 1번 타자로 나서 1회 말 첫 타석에 선 그는 커트(의도적으로 파울을 만드는 타격) 3개를 하는 등 총 9구를 끌어냈고, 결국 풀카운트에서 볼넷으로 출루했다. 윤영철은 이후 급격히 무너졌다. 김종국 KIA 감독도 이튿날 윤영철의 투구를 돌아보며 "이용규와의 승부에서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용규는 16일 KIA 3연전 3차전에서도 5회까지 무실점 호투하던 KIA 선발 양현종과의 6회 승부에서 볼넷을 얻어냈다. 이 볼넷으로 이용규는 역대 6번째로 통산 1000사사구(볼넷·사구 합계)를 얻어낸 선수가 됐다. 이용규는 8회도 바뀐 투수 전상현과의 풀카운트에서 다시 4번째 볼을 골라냈다.  

출루해 득점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볼넷을 허용한 투수는 타격을 받는다. 한 타자와의 승부에서 공 몇 개를 더 던진 게 교체 시점을 가르기도 한다. 

이용규는 지난 시즌 타율 0.199에 그치며 부진했다. 지난겨울 스프링캠프에서는 홍원기 감독이 지휘하는 애리조나(미국) 캠프에 가지도 못했다. 하지만 개막 뒤 꾸준히 선발로 나서고 있다. 타격감이 조금 떨어졌지만, 특유의 커트 능력과 선구안으로 상대 투수를 괴롭히고 있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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