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찰스슈왑·넷플릭스 실적 나온다 [3분 미국주식]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의 1분기 실적을 확인하는 ‘어닝시즌’의 본막이 열린다. 전기차 기업 테슬라, OTT 플랫폼 넷플릭스, 대형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 의약·생활용품 생산 기업 존슨앤드존슨, 항공사 아메리칸항공 같은 미국 대기업들의 실적이 이번 주에 공개된다. 지난달 은행권 위기에서 파산설에 휩싸였던 미국 증권중개사 찰스슈왑은 이번 주 첫 거래일인 17일(한국시간) 뉴욕증시 개장 직전에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테슬라는 오는 20일 오전 5시5분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 포털 ‘세이브로’의 해외주식 거래액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할 만큼 ‘서학 개미’의 총애를 받는 기업이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1분기 주당순이익(EPS)을 0.85~0.91달러 사이로 제시하고 있다. 직전인 지난해 4분기 EPS는 1.19달러였다.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 ‘1등 기업’답게 경기침체 우려에도 1분기 내내 주가를 높였다. 미국 나스닥거래소의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 3일 118.47달러에서 출발한 주가를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15일 185달러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2월 한때 210달러 선을 뚫고 올라가기도 했다. 테슬라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현재가 기준으로 56%를 넘었다.
테슬라의 1분기 차량 인도 대수는 지난 3일 공개됐다. 지난해 1분기(31만48대)보다 36%, 직전인 지난해 4분기(40만5278대) 대비 4%씩 늘어난 42만2875대로 집계됐다. 사상 최다 인도량을 기록했다. 인도량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줄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차량 가격을 내리면서 인도량을 늘렸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하지만 테슬라의 가격 인하와 인도량 증가로 압박을 받는 쪽은 다른 자동차 기업들이다.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는 지난 15일 “테슬라 모델Y 가격은 출고가(4만9990달러)에 세금 공제(7500달러)를 적용하면 4만2490달러로, 지난달 미국 신차 평균가보다 5300달러 적다”며 “테슬라가 경쟁사와 가격 전쟁을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 실버게이트은행의 연이은 파산·폐업은 미국의 다른 중소형 은행의 줄도산을 일으켜 자산 규모 상위권 은행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키웠다. 찰스슈왑은 다음 순서로 파산할 은행으로 지목을 당했다.
찰스슈왑은 미국 안에서도 대형 금융기관에 속한다. 미국 연방금융기관검사위원회(FFIEC)는 지난해 9월 말까지 찰스슈왑의 자산 규모를 5770억 달러로 집계했다. 찰스슈왑의 피터 크로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3일 “회사가 이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1분기 영업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의 판단은 달랐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31일 찰스슈왑에 대해 “위험과 수익의 균형이 덜 매력적”이라며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동일비중’으로, 목표 주가를 99달러에서 68달러로 각각 하향했다. 미국 시중은행 씨티그룹은 고객 계좌 예치금 감소와 단기자금 조달비용 증가를 우려하며 찰스슈왑의 EPS 전망치를 내렸다.
시장은 찰스슈왑의 1분기 실적과 예치금 규모를 통해 미국 중소형 은행의 금융 안정 상황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찰스슈왑은 당장 17일 밤 9시45분에 1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뉴욕증시 개장을 45분 앞둔 시점이다. 찰스슈왑의 1분기 EPS에 대한 월스트리트 전망치는 0.9달러다. 지난해 4분기 EPS는 1.09달러였다.
넷플릭스는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의 CEO 사퇴 이후 첫 분기 실적을 확인하게 된다. 오는 19일 오전 5시 나스닥거래소 폐장과 동시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헤이스팅스는 직전 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1월 20일 성명을 내고 “CEO에서 물러나고 의장직을 맡는다”고 밝혔다. 그때부터 넷플릭스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헤이스팅스의 재임 시절부터 공동 CEO 체제로 운영됐다. 기존 공동 CEO인 테드 서랜도스는 현직을 유지하고 있다.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그레그 피터스가 CEO로 승진해 헤이스팅스의 공백을 채웠다.
월스트리트에서 넷플릭스의 EPS 전망치는 2.81~2.87달러 사이로 제시돼 있다. 지난해 4분기 EPS는 0.12달러로 월스트리트 전망치인 0.45달러를 밑돌았다. 실적은 미흡했지만, 당시 세계 유료 신규 가입자 수가 766만명 증가해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됐다. 넷플릭스의 지난해 말 기준 세계 회원 수는 2억3100만명으로 집계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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