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배려·조화·기쁨·겸손·인내…알로하 정신 담은 훌라춤 추며 힐링해요

2023. 4.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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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한가운데에 있는 세계적인 휴양지 ‘하와이’를 아시나요. 하와이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전통춤 ‘훌라(Hula)’입니다. 훌라는 하와이어로 ‘춤’ ‘춤추다’라는 의미로, 문자가 없었던 고대 하와이인들은 이야기나 역사를 전달하고, 제사를 지내는 등의 목적으로 하와이안 챈트(Chant)·노래·리듬에 맞춰 우아한 손동작과 몸짓을 이용해 훌라를 했죠.

카파·새 깃털 등으로 꾸민 조롱박·코코넛 안에 자갈을 넣어 흔드는 울리울리를 들고 훌라를 추고 있는 훌라댄서들.


박리안·박재인 학생기자가 서울 잠실·마포에서 와이키키훌라클럽을 운영하며 클래스를 진행하는 훌라댄서 여구르르(손여경) 선생님을 만나러 잠실로 향했어요. “훌라는 알로하(Aloha) 정신과 맞닿은 춤이에요. 하와이 인사말인 알로하는 존재를 뜻하는 ‘Alo'와 생명을 뜻하는 ’ha'가 합쳐진 말로, 생명을 서로 나눈다는 뜻을 가지고 있죠. 그 자체가 알로하 정신이지만, 알로하 알파벳 철자를 이용해 Akahai(배려)·Lokahi(조화)·O'olu'olu(기쁨)·Ha'aha'a(겸손)·Ahonui(인내)로 알로하 정신을 표현하기도 하죠.” 리안 학생기자가 “훌라후프가 훌라와 관계가 있나요?”라고 물었어요. “허리로 후프(금속·나무 등으로 만든 고리)를 돌리는 모습이 훌라를 추는 것과 비슷해 보여서 훌라후프(Hula Hoop)라는 이름이 붙여졌어요.”

재인 학생기자가 훌라의 종류를 궁금해했습니다. “훌라는 크게 고대 훌라인 ‘훌라 카히코(Hula Kahiko)’와 현대 훌라인 ‘훌라 아우아나(Hula 'Auana)’로 나뉘어요. 훌라 카히코는 서양 문명이 하와이에 들어오기 전의 전통춤으로, 원형으로 깎은 코코넛 나무의 속을 비우고 소나 상어가죽을 얹은 드럼 형태의 파후(Pahu), 목이 좁은 박을 왼손으로 잡고 오른손으로 치는 이푸(Ipu) 등의 타악기를 사용해 올리(Oli)라는 하와이안 챈트에 맞춰 경건하게 춤추죠. 훌라 아우아나는 19세기에 들어온 서양 문명의 영향을 받아 현대적인 스타일로 발전한 춤이에요. 하와이어나 영어로 된 다양한 노래에 사랑·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우쿨렐레·기타·베이스 등의 현대 악기를 사용해요. 또 훌라 카히코와 다르게 미소를 지으며 더 화려한 의상과 다양한 액세서리를 착용합니다.”

레이(목걸이)·레이 포오(헤어밴드)·쿠페에(팔찌)를 착용한 훌라댄서(맨 위 사진)는 쪼갠 대나무를 두드리는 훌라 악기 푸일리(왼쪽 아래 사진)와 목이 좁은 박을 왼손으로 잡고 오른손으로 치는 이푸 가락에 맞춰 훌라를 춘다.


여구르르 선생님이 훌라 의상과 액세서리를 보여줬어요. 나무껍질로 만든 천인 카파(Kapa)를 사용한 스커트 파우(pā'ū), 목에 거는 꽃 레이(Lei)와 꽃핀이었죠. 레이는 꽃 외에도 잎사귀·조개껍데기·깃털 등 다양한 재료로 목·어깨·머리에 두를 수 있게 만들어요. 오늘날 파우는 카파 대신 면으로 만들죠. 파우와 함께 무무(Mu'u mu'u)라는 긴 드레스도 많이 입어요. 리안 학생기자가 “평범한 복장으로 훌라를 춰도 괜찮나요?”라고 물었어요. “하와이 사람들은 일상복을 입고 훌라를 추기도 해요. 다만 파우나 무무를 입고 춤추면 훌라 특유의 골반 움직임이 돋보이는 효과가 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화려한 레이와 파우를 고르고 있다.

재인 학생기자는 노란색, 리안 학생기자는 핑크색 파우를 골라 입고 레이와 꽃핀도 착용했어요. “꽃핀은 왼쪽 귀 위에 꽂아요. 과거에 기혼자는 오른쪽, 미혼자는 왼쪽에 꽂았는데 요즘에는 춤과 내 영혼이 같이 한다는 의미로 심장과 가까운 왼쪽에 주로 꽂죠. 파우는 상의를 입듯 머리를 통과해 입으면 돼요. 훌라가 맨발로 땅에서 추는 춤이라 파우가 땅에 닿지 않게 입는 게 중요하죠.”
“훌라를 배우기 전 ‘에호마이(E Hō Mai)’라는 하와이안 챈트를 할 거예요. 에호마이는 훌라를 시작하기 전과 끝에 하는 의례로, ‘허락해주소서’ ‘가져다주소서’라는 뜻이 담겼어요. 노랫말 속에 있는 지혜를 춤추는 이에게 전해달라는 것이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눈을 감고 여구르르의 챈트를 들었어요. 챈트가 끝나자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눈을 뜬 학생기자단이 “마음이 편안해요” “힐링 되는 것 같아요”라고 했어요.

훌라 스텝을 밟고 골반을 좌우로 흔들 때도 기본자세인 아이하아를 유지해 몸이 흐트러지지 않게 한다.

먼저 기본자세를 잡기 위해 가슴을 펴고 허리를 곧게 세우며 어깨에 힘을 빼요. 다리를 골반 너비로 벌리고, 두 손은 가볍게 주먹을 쥐어 허리에 대죠. 무릎을 살짝 구부리는데 상체와 엉덩이를 앞뒤로 내밀지 않게 주의해요. ‘아이하아('Ai ha'a)’라는 자세로, 여기서 훌라 스텝인 카오(Ka'o)·카홀로(Kāholo)·헬라(Hela) 등이 시작되죠. “카오는 제자리에서 골반을 좌우로 흔들며 무게 중심을 이동해요. 카홀로는 카오와 같은 방법으로 골반과 무게 중심을 이동한 뒤, 4박자에 맞춰 오른발·왼발·오른발·왼발로 한 번 이동했다가 반대로 4박자로 왼발·오른발·왼발·오른발 이동합니다. 헬라는 골반과 무게중심을 한쪽에 두고 한쪽 발을 앞 사선으로 내밀었다가 다시 제자리로 가져오는 거죠. 왼발과 오른발을 번갈아 반복하면 4박자 헬라 한 세트가 완성됩니다. 발이 지면에 닿을 때 뒤꿈치를 살짝 들어 올리고 아이하아 자세를 유지해줘요.”

여구르르 선생님이 기본자세와 스텝을 연습하는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호오마카우카우(Ho'omakaukau)”라고 말했어요. ‘준비됐나요’라는 뜻이죠. “하와이 출신 가수 찰스 카이포(Charles Kaipo)가 1962년 발매한 훌라 노래 ‘My Little Grass Shack(나의 작은 오두막집)’ 1절에 맞춰 훌라 아우아나를 출 거예요. 고향 하와이를 그리워하는 이의 이야기가 담긴 노래죠.” 훌라는 과거에 언어 대신 사용했고, 손 움직임에 따라 의미가 있어요. 이를 ‘훌라 핸즈’ ‘훌라 핸드모션’이라고 해요. “노래 전주 땐 카홀로를 하면서 손으로 파도가 치는 것을 표현해요. 양손을 가슴 높이에 둔 다음, 오른쪽으로 부드럽게 물결이 찰랑찰랑 움직이는 것처럼 움직이죠. 오른쪽으로 갔다가 다시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손을 움직여요.”

훌라 핸즈(핸드모션)는 훌라를 할 때 노래 가사를 손 움직임으로 표현해 가사가 담은 의미를 전달한다.


첫 소절은 ‘I want to go back to my little grass shack in Kealakekua, Hawaii(하와이 케알라케쿠아에 있는 나의 작은 오두막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요)’예요. “오른손을 엄지 척 한 다음 뒤로 두 번 찌르며 카홀로로 오른쪽으로 이동해 돌아가고 싶다는 걸 표현해요. 양손을 모아 삼각형 집 모양을 두 번 만들면서 카홀로로 왼쪽으로 움직여요. 하와이, 즉 대지(大地)를 표현할 때는 오른팔을 들어 귀에 붙이고, 왼팔은 가슴 높이로 앞으로 뻗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옮기며 카홀로로 오른쪽으로 이동해요. 반대 방향으로도 똑같이 해요.”

두 번째 소절은 ‘I want to be with all the kanes and wahines that I knew long ago(내가 알고 지낸 모든 카네(남자), 와히네(여자)들과 함께 있고 싶어요)’입니다. “남자는 오른팔을 위로, 왼팔을 아래로 하며 등호 표시를 만들어요. 여자는 두 손으로 머리를 만들고 일직선의 몸통을 만들며 내려줍니다. 이때 스텝은 헬라예요. 그다음 카오 스텝으로 오른손을 오른쪽 관자놀이에 대고 생각하는 포즈를 취하고, 왼손 손등으로 오른 팔꿈치를 대주고 시선은 왼쪽 사선을 바라봅니다. 반대 방향으로도 똑같이 해요.” 헬라 스텝과 팔 동작을 동시에 하는 걸 어려워하던 소중 학생기자단이 충분한 연습 끝에 동작을 완벽하게 익히자 여구르르 선생님은 “Maika'i(잘했어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죠.

훌라댄서 여구르르는 “훌라를 출 때, 동작이 틀려도 미소를 가득 띠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게 중요해요”라고 강조한다.

세 번째 소절은 ‘I can hear old guitars a playing, on the beach at Hōnaunau(호나우나우 해변에서 옛 기타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입니다. “오른손을 귀에 대 소리를 듣는 포즈를 취하고, 왼손을 왼쪽 위 45도로 들어 오른쪽으로 4박자 카홀로 스텝을 밟아요. 다시 왼쪽으로 4박자 카홀로 스텝을 밟을 때는 기타 치는 포즈를 취합니다. 이어서 전주의 파도 핸드모션을 그보다 더 땅쪽 방향으로 하며 카홀로 스텝과 함께 해변을 표현해요.”

1절 마지막 소절 ‘I can hear the Hawaiians saying Komomai no kāua I ka hale welakahao(옛 하와이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가 들려요. 우리 집에 와서 즐겁게 놀아요)’에서는 먼저 오른손을 귀에 대고, 왼손을 왼쪽 위 45도로 들어 오른쪽으로 4박자 카홀로 스텝을 해요. 왼쪽으로 카홀로 스텝을 밟으면서 양손을 입 가까이에 가져간 후 앞으로 내밉니다. 헬라 스텝을 하면서 양손을 허리 위치에서 앞으로 내밀어 오라고 왼쪽 한 번, 오른쪽 한 번 손짓해요. 마지막으로 즐겁게 놀자는 표현은 두 팔로 가슴을 감쌌다가 다시 앞으로 펼쳐주면 돼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거울을 보며 서로 자세를 교정해주고 반복 연습하며 합을 맞췄죠.

박재인(왼쪽)·박리안 학생기자가 훌라댄서 여구르르와 하와이 전통춤 훌라를 배우며 하와이 감성에 빠져들었다.


“훌라를 잘 추는 방법이 있을까요?” 재인 학생기자가 질문했어요. “요즘 SNS에서 훌라 클래스를 많이 찾아볼 수 있어요. 훌라댄서나 하와이 관련 단체를 통해 훌라를 배우면 실력이 늘 거예요. 무엇보다 미소를 가득 띠고 즐거운 마음으로 훌라를 추는 게 중요해요. 박자를 못 맞춰도, 동작을 틀려도 괜찮으니까 훌라 그 자체를 즐겼으면 합니다.” 훌라는 건강에 좋다고도 알려졌죠. 미국심장협회의 ‘2019 고혈압 과학 세션’ 발표에 따르면 훌라는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요. 또한 몸의 유연성을 키워주고 심신안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답니다.

■ 찰스 카이포 ‘My Little Grass Shack’ 훌라 배우기

「 여구르르 선생님과 함께 찰스 카이포의 노래 ‘My Little Grass Shack’ 1절 첫 두 소절의 훌라를 배워봐요.

‘I want to go back to my little grass shack in Kealakekua, Hawaii.’
하와이 케알라케쿠아에 있는 나의 작은 오두막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① 오른손을 엄지 척 한 다음 뒤로 두 번 찌르며 카홀로 스텝으로 오른쪽으로 이동합니다.


② 양손으로 삼각형 집 모양을 두 번 만들면서 왼쪽으로 카홀로 스텝을 밟아요.


③ 오른팔을 들어 귀 옆에 붙이고, 왼팔은 가슴 높이에 두고 앞으로 뻗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옮기면서 카홀로로 오른쪽으로 이동해요. 반대 방향도 똑같이 합니다.

‘I want to be with all the kanes and wahines that I knew long ago.’
내가 알고 지낸 모든 카네(남자), 와히네(여자)들과 함께 있고 싶어요.


① 헬라 스텝을 밟으며 오른팔을 위로, 왼팔을 아래로 등호 표시를 만들어 남자를 표현해요.

② 여자는 두 손으로 머리와 일직선의 몸통을 만들어 내려주며 헬라 스텝을 합니다.

③ 카오 스텝으로 오른손을 오른쪽 관자놀이에 대고 생각하는 포즈를 취하고, 왼손 손등으로 오른 팔꿈치를 대주고 시선은 왼쪽을 봐요. 반대 방향도 똑같이 합니다.

■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 훌라는 소년중앙 학생기자로서 첫 취재였습니다. 평소 K팝 댄스를 좋아해서 이번 취재가 기대됐어요. 전통 의상 파우를 입고, 레이와 꽃핀을 착용한 후 훌라를 배웠죠. 여구르르 선생님이 추시는 동작에 따라 기본자세부터 차근차근 해봤는데요. 처음엔 어렵던 동작이 어느새 익숙해져 취재가 끝난 지금도 외울 수 있게 됐어요. 평소에도 집에서 마음을 차분히 하고 싶을 때 훌라를 춰 볼 생각이에요. 소중 친구들도 재미있고 힐링도 되는 훌라를 한 번 배워보길 추천해요.

박리안(서울 태랑초 5) 학생기자

찰스 카이포의 훌라 노래 ‘My Little Grass Shack(나의 작은 오두막집)’에 맞춰 훌라를 추는 박재인(왼쪽)·박리안 학생기자.


훌라댄서 여구르르 선생님과 함께 훌라를 배웠습니다. 선생님께서 여러 가지 훌라 스텝을 알려주셨고, 예쁜 전통 의상 파우를 입고 따라하면서 훌라의 매력에 빠졌죠. 저는 훌라가 그냥 팔과 몸을 흔들면서 쉽게 출 수 있는 춤인 줄 알았는데 기본자세를 유지하면서 박자에 맞춰 스텝을 하는 게 어려워 많이 놀랐어요. 열심히 추다 보니 스텝과 박자를 맞추는 것이 재미있고, 훌라를 추는 것만으로 힐링이 됐어요. 여구르르 선생님 덕분에 훌라가 정말 흥미로운 춤이라는 걸 알게 됐답니다.

박재인(서울 가원초 4) 학생기자

글=박경희 기자 park.kyunghee@joongang.co.kr, 사진=배재준(오픈스튜디오)·여구르르·하와이문화교류협회, 동행취재=박리안(서울 태랑초 5)·박재인(서울 가원초 4)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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