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그 이상인 미세먼지…치매·비흡연 폐암 위험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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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의 불청객 황사가 지난주 한반도를 휩쓸었다.
가장 심했던 지난 12~13일 미세먼지(P10) 농도는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서 온종일 '매우나쁨'(151㎍/㎥ 이상) 수준을 유지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높아질 때 대뇌피질 두께는 각각 0.04㎜, 0.03㎜씩 줄었다.
지난해 보라매병원 연구팀이 583만여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0㎍/㎥ 높아지면 폐암 발병률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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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의 불청객 황사가 지난주 한반도를 휩쓸었다. 가장 심했던 지난 12~13일 미세먼지(P10) 농도는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서 온종일 ‘매우나쁨’(151㎍/㎥ 이상) 수준을 유지했다. 미세먼지가 건강에 끼치는 악영향은 이미 수많은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대표적인 1급 발암물질이기도 하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미세먼지가 어떻게 신체를 악화시키고 질병을 유발하는지 규명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대기질과 치매의 상관관계를 밝혀낸 연구가 발표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연세대 의대 조재림·김창수 교수와 가천대길병원 신경과 노영 교수 연구팀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이 대뇌피질 두께를 얇게 만들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도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인바이런먼트 인터내셔널(Environment International)’에 게재했다.
대뇌피질은 대뇌 표면에 신경세포가 모여 있는 곳으로 기억과 학습능력 등 뇌 인지기능을 담당한다. 이러한 대뇌피질의 변화는 뇌 질환과 연관이 깊은데, 건강한 일반인의 대뇌피질 두께는 평균 2.5㎜이지만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는 2.2㎜로 더 얇다. 미세먼지는 이러한 대뇌피질 두께를 감소시켰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높아질 때 대뇌피질 두께는 각각 0.04㎜, 0.03㎜씩 줄었다.
대기오염 물질 농도가 오르면서 인지기능 역시 떨어졌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마찬가지로 증가했을 때 인지기능 점수는 각각 1.13점, 0.69점 감소했다. 또 알츠하이머 치매로 이어지기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위험이 2.2배, 1.5배로 증가했다. 조재림 교수는 “이번 연구로 대기오염 물질이 대뇌피질을 위축시켜 인지기능을 떨어뜨리고 치매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비흡연자 폐암 위험 높여…“마스크 착용해야”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흡연 여부와 관계없이 폐암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해 보라매병원 연구팀이 583만여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0㎍/㎥ 높아지면 폐암 발병률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현재 흡연자는 1.4배, 과거 흡연자는 1.2배 컸다. 특히 남성은 흡연 여부와 관계없이 미세먼지 농도 증가 시 폐암 발병 위험도(HR)가 유의하게 상승했다.
황사와 미세먼지를 차단하려면 반드시 KF80 이상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KF80은 평균 0.6㎛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걸러낼 수 있고, KF94와 KF99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각각 94%, 99% 이상 걸러낼 수 있다. 보건용 마스크 구입 시에는 용기·포장의 ‘의약외품’ 표시를 확인해야 한다.
사용 시 주의사항도 알아둬야 안전하게 미세먼지를 차단할 수 있다. 보건용 마스크를 세탁하면 미세입자 차단 등 성능을 유지할 수 없다. 착용할 때는 코와 입을 완전히 덮도록 밀착시켜야 하고, 수건이나 휴지를 덧댄 후 사용하면 밀착력이 감소해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 조 교수는 “대기오염이 심할 때는 외출을 삼가며 바깥 활동 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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