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뜬 예금유동화]②수익성 좋아진 CDS ABCP도 발행 재개

임정수 2023. 4. 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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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 신용파생상품 유동화 계획 늘어
당국 규제 등으로 대규모 발행 어려워…발행물량 제한적
[사진출처=Unsplash]

신용파생상품 중 하나인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연계 유동화증권(CDS ABCP)도 속속 발행을 재개하는 분위기다. 최근 글로벌 신용위기 우려가 고조되면서 CDS 보장 매도 포지션의 대가로 받을 수 있는 CDS 프리미엄이 전반적으로 상승해, CDS ABCP의 수익성이 높아졌다. 기관 투자자들은 단기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관, 단기 투자 수익률 높일 수단으로 활용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DS 등의 신용파생상품 연계 ABCP 발행을 위해 등록한 특수목적법인(SPC)이 크게 늘었다. ‘더퍼스트샤이닝제십오차’ ‘하오준케이제오차’ ‘스카이오션제일차’ ‘니드원제십팔차’ 등의 SPC가 증권사들이 CDS ABCP를 발행하기 위해 만든 법인이다.

CDS-ABCP는 유동화증권 기초자산에 CDS 프리미엄만큼을 더해 투자 수익률을 높인 투자 상품이다. 주관 증권사가 발행시장이나 유통시장에서 매입한 채권을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긴 후, CDS 보장 매도로(Protection Sell) 받은 프리미엄을 채권 금리에 붙여 발행한다. 일반 채권을 유동화한 ABCP의 금리보다 CDS 프리미엄만큼 투자 수익률이 높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하이메타버스서퍼제십차’라는 이름의 SPC를 만들었다. 이후 SPC를 통해 하나증권이 발행한 파생결합사채(DLS)를 매입하고, SPC와 DB금융투자 간 CDS 계약을 했다. CDS 계약은 1500만 유로 규모의 미국 국가 신용위험을 준거자산으로 했다. 미국 정부에 채무재조정이나 지급불이행 등의 신용사건이 발생하면 SPC가 DB금융투자 쪽에 최대 1500만 유로를 물어주겠다는 내용의 계약이다.

CDS 계약 대가로 SPC는 DB금융투자에서 CDS 프리미엄을 받았다. SPC는 ABCP 투자자에게 DLS에서 발생하는 수익과 CDS프리미엄을 동시에 지급한다. 이를 통해 ABCP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고, 하이투자증권은 일부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으로 전반적으로 CDS프리미엄이 상승하면서 CDS 계약을 통해 ABCP 수익률을 많이 높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기초자산은 DLS뿐만 아니라 국채, 공사채, 금융지주사채, 은행채, 여전채(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 등으로 다양하다. CDS 거래의 준거자산은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 신용위험과 국내외 은행이 많이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과 유럽계 은행 CDS 프리미엄이 많이 상승했다"면서 "과거에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프리미엄이 높은 CDS 거래를 많이 했지만,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채권을 많이 활용한다"고 전했다.

준거자산에서 신용사건 발생하면 대규모 손실

최근 발행 물량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 당국 규제 등으로 증권사들이 CDS ABCP를 공격적으로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MMF 잔액이 늘고 있지만, MMF에 CDS ABCP를 담는 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 MMF 집합투자규약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는 계약 시점에 미리 정한 신용사건으로 고객이 맡긴 원리금이나 거래액이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자산을 편입할 수 없다. MMF가 적극적인 자산 증식 수단이라기보다는 고객이 여유자금을 일시적으로 예치하기 위한 상품이라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MMF의 투자 대상이 잔존 만기가 짧고 신용등급이 우수한 채권이나 기업어음(CP) 등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CDS 보장 매도 계약은 일정 수준의 CDS 프리미엄을 받는 대신에 준거자산에서 신용사건이 발생하면 대규모 손실을 물어야 한다. CDS ABCP에 활용되는 CDS 준거자산이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 및 아시아 주요국의 국가 부도 위험이나 금융회사 부도 위험이어서 실제로 신용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높지는 않다.

그럼에도 여러 자산운용사들이 MMF에 CDS ABCP를 편입했다가 금융당국으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CDS ABCP는 당국 규제와 시장의 부정적인 평가 때문에 정기예금 ABCP와는 달리 일부 특정금전신탁(MMT) 등으로 수요가 제한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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