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 이야기]"돈은 이렇게 쓰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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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컨트리클럽(CC)에서 일하던 1990년대는 골프백으로 골퍼의 위상을 가늠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한눈에 보기에도 낡은 골프백을 메고 한 손님이 걸어왔다.
손님에 대해 설명해주길, 본인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부유한 분으로 나라마다 가장 좋은 계절일 때 출장을 떠나 업무를 보고, 골프를 치고, 주변 여행을 다니신다고 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분은 돈이 목적이 아닌 수단인 인생을 살며, 일과 소중한 것을 균형 있게 지켜나가는 삶을 꾸리라고 말씀을 해주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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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목적이 아닌 수단인 인생
일과 소중한 것을 균형 있게 지켜나가는 삶
안양 컨트리클럽(CC)에서 일하던 1990년대는 골프백으로 골퍼의 위상을 가늠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한눈에 보기에도 낡은 골프백을 메고 한 손님이 걸어왔다. 속으로 '오늘은 오버피가 없겠구나'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이상한 점은 그 당시 난다긴다하던 다른 회원님이 그 손님을 아주 극진히 모셨다는 것이다. 손님에 대해 설명해주길, 본인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부유한 분으로 나라마다 가장 좋은 계절일 때 출장을 떠나 업무를 보고, 골프를 치고, 주변 여행을 다니신다고 했다. 모든 일정엔 사모님이 동행하신다고도 했다.
배경을 알고 나서일까. 한없이 초라해 보이던 골프백이 대단해 보이기 시작했다. 허세와 권위 의식에 찌든 분이 아닌, 검소하고 소탈하신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짧은 영어지만, 그분께 용기를 내 질문드렸다. "나는 여기서 당신과 같은 부자들을 많이 만납니다. 그런데 모두 당신처럼 인생을 살진 않아요. 어떻게 하면 이런 삶을 살 수 있나요?" 그분이 빙그레 웃으며 뱉은 말은 딱 한문장이었다. "They are all stupid!"
지금 돌아보면 그분은 돈이 목적이 아닌 수단인 인생을 살며, 일과 소중한 것을 균형 있게 지켜나가는 삶을 꾸리라고 말씀을 해주신 것 같다. 더 비싼 골프채를 사며 서로 우월 경쟁을 벌이던 시절, 그분은 매우 보기 드문 손님으로 기억에 남았다. 돈 많은 골퍼 중에서도 "돈은 이렇게 쓰는 거야"라고 알려주신 고마운 분으로 기억에 남는다.
세월이 많이 흐른 어느 날, 도쿄 올림픽을 보려고 우연히 TV 채널을 돌리다 그분을 봤다. 옆에는 여전히 사모님이 계셨다. 만약 그분을 다시 뵙는다면 여쭙고 싶다. "삶을 마감하는 순간, '행복한 삶이었다'고 말하겠지요?"
김영미 한국인재육성센터 대표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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