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 이겨낸 이주미·고군택…자격 충분했던 우승 입맞춤

김윤일 2023. 4.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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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심리적인 상태가 경기력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이를 이겨낼 '강철 멘탈'을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스포츠다.

이주미는 1라운드서 공동 2위, 2라운드 단독 선두, 그리고 3라운드 공동 4위로 대회 내내 선두권을 유지하며 우승권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고군택은 1부 투어 데뷔 첫 승과 함께 4년 만에 개막전을 우승한 20대 선수, 이 대회 최저타수 및 최다언더파 우승, 그리고 우승 상금 1억 4000만원과 함께 자신의 소속 구단인 대보건설에 역사적인 첫 우승까지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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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미, 최종 라운드서 박민지-박지영 등 제치고 역전 우승
고군택도 서요섭-박상현 압박 이겨내고 생애 첫 정상 등극
나란히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본 고군택과 이주미. ⓒ KPGA / KLPGA

골프는 심리적인 상태가 경기력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이를 이겨낼 ‘강철 멘탈’을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스포츠다.


추격해야 하는 입장인데 상대가 계속해서 달아나거나, 반대로 쫓기는 입장이 될 경우 스스로 무너져 우승 트로피에 끝내 손이 닿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한다.


특히 투어 대회에서 우승 경험이 없는 선수라면 멘탈을 부여잡는 게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를 이겨낸다면? 극적인 역전 우승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을 수 있다.


2023시즌 개막 초반 남녀 투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멋진 역전극으로 완성한 이들이 나왔다. 이주미(28)와 고군택(24)이 바로 그들이다.


이주미는 16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에서 열린 2023 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하며 리더 보드 최상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우승 과정을 복기해볼 필요가 있다. 이주미는 1라운드서 공동 2위, 2라운드 단독 선두, 그리고 3라운드 공동 4위로 대회 내내 선두권을 유지하며 우승권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이주미가 사고칠 것(?)이라고 주목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47차례 참가한 1부 투어 대회서 단 한 번도 우승 경험이 없고, 최종 5위(2021년 7월 대보 하우스디오픈)가 자신의 최고 성적일 정도로 소위 말하는 우승권 선수는 아니었다.


압박감을 이겨낸 이주미. ⓒ KLPGA

이주미는 최종 라운드서 김민별, 정윤지와 함께 19조에 편성돼 챔피언조(박민지, 박지영, 박현경) 바로 앞에서 출발했다.


플레이는 순조로웠다. 4번홀에서 첫 버디를 낚은 이주미는 6번홀서 보기를 기록했으나 8번홀에서 다시 버디로 페이스를 되찾았다. 그런데 뒤따라오는 챔피언조 상황이 심상치 않았다. 전날까지 단독선두였던 박지영이 전반에만 3개의 보기를 적어내며 처지기 시작했고 출발이 나쁘지 않았던 박민지와 박현경도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승부처는 17번홀이었다. 선두를 달리고 있던 박현경이 14, 16번홀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격차가 줄었고 이주미가 17번홀을 버디로 낚아내면서 김민별까지 제치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때를 돌아본 이주미는 “16번 홀에서 스코어를 봤는데 갑자기 너무 떨리더라”라고 밝혔다.


이제는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멘탈을 부여잡아야 상황. 이주미는 엄청난 압박감 속에서도 마지막 18번홀 역시 버디로 처리했다. 그렇게 이주미는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을 자격이 있음을 증명해냈다.


고군택 우승 세리머니. ⓒ KPGA

남자 대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됐다. 첫 승을 따낸 뒤 얼떨떨하다는 고군택은 “박상현, 서요섭 등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과 함께 경기하게 돼 영광이었던 반면 긴장도 됐다”라며 “그래서 더 집중력을 발휘하려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고군택은 이른바 네임밸류가 높은 선수들과 라운딩을 하다 보니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솟아 이들의 플레이를 보고 배울 겨를조차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두 선수 모두 나보다 뛰어난 선수들이다 보니 경기 초반부터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나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멘탈을 강하게 부여잡은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결과물은 달콤했다. 고군택은 1부 투어 데뷔 첫 승과 함께 4년 만에 개막전을 우승한 20대 선수, 이 대회 최저타수 및 최다언더파 우승, 그리고 우승 상금 1억 4000만원과 함께 자신의 소속 구단인 대보건설에 역사적인 첫 우승까지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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