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3차' 준비하는 한화에어로… 돈 안되는데 힘 쏟는 이유
위성 제조·위성 탐사 등 '우주 밸류체인' 구축 목표
위성-지상무기체계 연결 등 방산 시너지도 무궁무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내달 누리호 3차 발사를 앞두고 500억원 규모의 우주 사업 투자를 발표했다. 단기적으로 큰 수익을 발생시키는 사업은 아니지만, 국가 경쟁력을 크게 높이는 막중한 자리인 만큼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남 순천에 500억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우주발사체 단조립장을 설립한다. 단조립장은 발사체의 각 단을 제작하고 기능을 점검하는 시설이다.
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본격적으로 '발사체 종합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정부 사업 일정에 따라 2027년까지 누리호를 4차례 추가 발사해야하기도 하지만, 올해 정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 역시도 염두에 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내달 24일 누리호 3차 발사도 앞두고 있다. 지난 2차 발사까지는 정부 주도였으나 지난해 10월 한국형발사체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올해부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민간기 제작 총괄 관리와 발사 공동 운용 등에 참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2025년까지 단조립장을 완공해 누리호는 물론 향후 차세대발사체 등 후속 사업을 위한 독자적인 민간 인프라를 확보할 계획"이라며 "도전적인 우주산업에 민간기업으로서 앞장서 뛰어든 만큼 대한민국을 우주강국으로 발전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수익 모델 뭘까?… 미래엔 노다지 된다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기업 입장에서 누리호는 냉정히 말해 '돈되는 사업'은 아니다. 시간과 금액을 투자해도 당장 수익모델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실적에 보탬이 되기 어려운 사업이란 의미다.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인만큼 앞으로 가야할 길도 멀다.
그럼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우주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한국판 '스페이스X'로 거듭날 수 있다는 확신때문이다. 정부가 우주사업을 주도하는 '올드스페이스'에서민간 기업 중심의 '뉴스페이스'로의 도약을 알리는 기업이면서, 한국의 우주사업 경쟁력을 지휘하는 선봉에 서겠다는 목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국가에서 공공위성을 쏘아올린다고 하면 과거엔 미국이나 러시아 등의 힘을 빌려야했지만, 한국형 발사체가 고도화되고 경쟁력이 높아진다면 우리가 위성을 쏘게될 수 있는 것"이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가 우주 사업의 주도권을 쥐고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해내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그리는 우주 사업은 누리호에서 그치지 않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체 사업 뿐 아니라 향후 위성 제조부터 위성 서비스, 위성 탐사 등 우주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우선 누리호의 경우 2027년까지 4회의 추가 발사가 남은 만큼 탄탄한 준비과정을 거쳐 발사를 성공시키고,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내달 3차 발사가 마무리되면 내후년 4차 발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향후에는 재사용 발사체 등 새로운 발사 시스템을 확보해 사업성과 경제성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스페이스X의 경우 발사체를 재사용하면서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다.
또 정부가 누리호에 이어 올해부터 시작하는 차세대발사체 사업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차세대발사체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에서 2032년 달착륙을 현실로 이뤄내기 위한 발사체로, 오는 8월경 정부와 함께 개발 사업을 이끌 민간기업이 선정된다.
장기적으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력 분야인 방산 사업과의 시너지도 노리고 있다. 발사체에서부터 위성 제조, 위성 탐사까지 아우르는 우주 밸류체인을 구축한 후에는 위성과 지상 무기체계를 연결시키는 등 무궁무진한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사업이라는 생각보다는 국가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민간 사업자로써 스페이스X와 같은 종합 우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 목표"라며 "누리호 등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도한 발사체들이 신뢰성과 경쟁력을 갖게 되고, 향후 위성 사업까지 넓힌다면 방산 사업과 연계 시키는 등의 그림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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