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5월 소폭→7월 중폭 순차개각 가닥…권영세 당 복귀할 듯
취임 1주년(5월 10일)을 3주 남짓 남겨둔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달 소폭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개각은 하되 ‘소폭’이 유력한 이유는 여권 안팎에서 쏟아지는 쇄신 요구에 등 떠밀리듯 사람을 바꾸기보단, 필요한 인재를 시기와 보직에 맞춰 임명하는 적재적소(適材適所) 인사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취지라고 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16일 “윤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전후해 일부 장관을 교체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며 “안팎에서 제기되는 교체 수요와 본인의 의사 등을 고려해 숙고 중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최근 시동을 건 외교안보 라인 개편 작업이 어느 선까지 진행될지가 관심이다. 그간 여권 안팎에선 “외교안보 라인을 필두로 필요한 때 순차적으로 인사를 할 것”이란 얘기가 오갔다. 때마침 지난 2월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격상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현 박민식 보훈처장이 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됐는데, 국회에 따르면 내달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취임 1주년과 국무위원 인사청문회가 겹치는 내달 소폭 개각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외교안보 라인 개편의 일환으로 국가안보실장과 주미대사, 외교부 1차관이 바뀐 가운데, 주목되는 건 권영세 통일부 장관의 거취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권 장관은 개각 때 당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최근 국민의힘이 ‘김기현 대표-윤재옥 원내대표’의 라인업을 갖췄지만, 윤 대통령과 소위 ‘케미’가 통하는 중량급 정치인이 여당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는 요구가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권 장관도 정치권의 당 복귀 요구가 이어진다면 이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외교안보 라인의 또 다른 핵심축인 박진 외교부 장관은 주변에 “윤 대통령을 더 보좌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고 한다. 이달 말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있어 당장 거취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은 작다.
‘권영세(4선)+박진(4선)+박민식(재선)’을 묶는 또 다른 키워드는 중량급 정치인 장관(급)이다. 현재 윤석열 정부 내각에서 이 카테고리로 묶이는 또 다른 이가 원희룡(3선) 국토교통부 장관이다. 원 장관의 경우 당분간 유임이 유력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원 장관에 대해 ‘일머리가 있다’는 평가를 종종 해왔다”며 “인지도와 일을 추진하는 능력 등에 대해 윤 대통령이 만족해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취임 1주년을 계기로 한 소폭 개각 이후엔 7월에 중폭의 개각 가능성이 거론된다. 7월은 현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이다. 이때를 즈음해 새 방통위원장의 인사청문회 국면이 열리는데, 자연스레 몇몇 장관이 함께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이벤트성으로 인위적인 인사 개편 등을 매우 싫어한다”며 “다만, 실질적인 인사 수요가 발생할 때 이를 계기로 여러 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7월 개각이 거론되는 배경에는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된 이후엔 국정감사 등으로 인사청문회를 병행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있다.
여권에서 ‘5월→7월’ 순차 개각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이유는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 부실 검증 여파가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간 검증 라인에서 돋보기를 들이댔다곤 했지만 ‘자녀 학폭’이란 돌출 변수가 터져 여권이 곤욕을 치렀다. 이에따라 앞으론 장관 후보자 검증을 한층 더 촘촘하게 할 수 밖에 없어 검증에 따른 물리적 준비 기간이 더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거론되는 게 중폭 이상의 차관(급) 물갈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순신 사태 이후로 검증의 강도가 한층 더 세졌다”며 “상대적으로 검증 부담이 덜하고 대개 공무원으로 자기 관리가 된 차관급을 대거 교체해 정부 기강을 잡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정부 출범 1년 즈음해 공직 사회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에서 뛸 인사들에 대한 고려가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호 기자 kw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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