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정의당 청년'에, 이준석 축사했다…판 커지는 제3지대
22대 총선을 1년 앞두고 여의도에서 제3지대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여당도 야당도 모두 거부하는 무당층 비율이 높아진 정치 환경과 맞물려 제3지대의 세력화 여부가 주목된다.
제3지대 논의의 물꼬를 튼 건 정의당 청년 정치인들이 주축인 정치그룹 ‘세 번째 권력’이다. 이들은 15일 국회에서 출범식을 열고 “민주주의 세대의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진영정치를 극복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조성주(45) 전 정의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장혜영(36)·류호정(31) 정의당 의원이 공동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정의당 지도부가 오는 9월을 목포로 재창당 과정을 밟고 있는 와중이라 ‘세 번째 권력’의 진로에 이목이 쏠린다. ‘세 번째 권력’ 측 관계자는 “그동안 진보 정당의 근간을 구성했던 세계관이나 노선, 정책들이 지금 시대의 문제 해결에는 맞지 않다고 본다”며 “재창당을 뛰어넘어 완전히 근본적인 노선 혁신을 통해서 새로운 정당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출범 취지를 밝혔다.
정의당의 당명과 강령만 개정하는 수준으론 내년 총선에서 진보 진영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사실상 신당 창당까지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출범선언문에 나와 있듯 “반(反)독재 민주화와 노동자 대투쟁의 신화에 갇힌 진보정당은 여전히 책임 영역에 진입조차 못 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문제 의식이다. 재벌과 자본시장, 검찰 등을 군부독재를 대신해 거악(巨惡)으로 규정하고 타도하려는 세계관은 낡은 것이라고 본다. ‘세 번째 권력’ 측은 정의당 내부서 치열하게 논쟁하며 세력을 규합하는 동시에 외부에서도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다양한 그룹들을 만나 연대를 모색할 계획이다.
‘세번째 권력’ 출범식에 이준석(38) 전 국민의힘 대표와 박지현(27)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등 여야 청년 정치인이 참석해 축사를 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 모두 기존 진영정치의 한계를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보수가 정의당을 종북이라고 하는 방식을 미러링하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고, 박 전 위원장도 “서로를 악마화하는 정치를 하지 말자”고 말했다.
18일엔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 준비모임(성찰과 모색)’의 첫 토론회를 연다. 여야를 넘나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좌장을 맡고 ‘한국 정치, 문제와 제언’을 주제로 여야의 비주류·청년 정치인들이 참여한다. 금 전 의원은 지난달 29일 ‘세 번째 권력’ 측이 준비한 검찰개혁 강연에 발표자로 나서기도 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무당층 비율이 만만찮게 올라간 상황이라 거대 양당을 대체할 제3지대 논의의 토양이 무르익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거대 양당이 공 들이는 2030세대에서 무당층 비율이 두드러진다. 한국갤럽이 11~13일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무당층 비율은 29%로 조사됐다. 그런데 18~29세 이하만 놓고 보면 무당층이 57%나 됐고, 30대에서도 35%였다. 이처럼 다수의 청년층이 마음을 줄 곳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정치권에선 “이념적 노선이 아닌 실용적 정책 연대 여부 등이 2030을 비롯한 무당층을 제3지대로 끌어들일 수 있는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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