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마지막 원전 3곳 가동 중단… ‘탈원전’ 시대 진입

김지애 2023. 4. 17.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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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15일(현지시간) 마지막 남은 원자력발전소 3곳의 가동을 중단하며 탈(脫)원전을 이뤄냈다.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조치이지만 독일에선 탄소중립과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해 원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은 원자력법에 따라 이날 0시를 기해 엠스란트·네카베스트하임2·이자르2 원전 3곳의 가동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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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결의
‘탄소 중립 위해 필요’ 목소리도 다수
설문 응답자 52%는 “중단 반대”
독일이 마지막 원전 3기의 가동을 중단한 15일(현지시간) 베를린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소속 활동가가 ‘진전’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원전 가동 중단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영국 친원전 단체 활동가들이 같은 장소에서 ‘평화, 사랑, 원자력’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탈원전 반대 시위를 하는 모습. AFP·EPA연합뉴스


독일이 15일(현지시간) 마지막 남은 원자력발전소 3곳의 가동을 중단하며 탈(脫)원전을 이뤄냈다.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조치이지만 독일에선 탄소중립과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해 원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은 원자력법에 따라 이날 0시를 기해 엠스란트·네카베스트하임2·이자르2 원전 3곳의 가동을 중단했다. 1961년 첫 원전 가동을 시작한 지 62년 만이다. 이들 원전 3곳은 지난해 12월 31일 폐쇄될 예정이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올라프 숄츠 독일 정부는 4월 15일까지 수명을 연장했다. 이들 원전은 가동 중단 이후 해체 작업에 돌입한다. 독일에서는 이미 27개 원전이 수년째 해체 중이며 작업은 2040년대까지 계속된다.

독일은 1961년부터 최대 37개 원전을 가동해 전력의 최대 3분의 1가량을 이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안전성 우려가 대두되면서 2000년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 연립정부는 원전을 폐쇄하기로 에너지 회사들과 합의했다. 이후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우파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철회했지만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입장을 바꿔 2022년 말까지 탈원전을 결의했다.

탈원전에 대한 독일 사회 의견은 엇갈린다. 경제성과 탄소중립을 위해 원전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최대 일간지 빌트가 의뢰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52%는 원전 중단에 반대했다. 피터 아드리안 독일 상공회의소(DIHK) 소장은 성명을 내고 “에너지 공급 확대를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독일 정부는 원전 없이 신재생에너지로도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슈테피 렘케 독일 환경장관은 언론 기고 글에서 “탈원전은 독일을 더욱 안전하게 할 것”이라며 “이 세상 어떤 원전에서도 1986년 체르노빌이나 2011년 후쿠시마와 같은 재앙적인 사고가 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 속에 원전을 늘리는 추세다. 2010년 탈원전을 계획했던 스웨덴은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 중이고, 벨기에는 최신 원전의 가동기한을 2035년까지 연장했다.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폴란드 체코도 신규 원전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은 이미 탈원전을 했고, 원전을 아예 가동하지 않는 국가도 많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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