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런 단골 ‘에·루·샤’ 작년 국내 매출 4조원, 기부는 15억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에·루·샤) 등 ‘3대 명품’ 브랜드가 지난 한해 국내에서 4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에르메스코리아·루이비통코리아·샤넬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세 명품 브랜드의 지난해 매출 합계는 3조933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3조2194억원) 대비 22% 늘었다.
가장 매출이 많았던 브랜드는 루이비통코리아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조6923억원, 영업이익은 38% 증가한 4177억원으로 나타났다.
샤넬코리아의 매출은 1조5913억원 영업이익은 4129억원이었다. 전년 대비해 각각 30%, 66% 늘었다. 에르메스코리아는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한 650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23% 증가한 2105억원으로 집계됐다.
세 회사는 나란히 배당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해 2252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4% 늘어난 수치다. 샤넬코리아 역시 전년보다 327.5% 급등한 295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에르메스코리아는 117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는데 전년보다 22% 늘었다.
그러나 기부금은 미미했다.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해 기부금 내역이 없었고, 샤넬코리아는 기부금을 10억1584만원이라고 공개했다. 전년도(7억280만원)에서 3억원 늘었다. 에르메스코리아는 기부금을 5억6100만원이라고 적었는데 전년도 4억5800만원 대비 1억여 원 느는 데 그쳤다.
명품 3사는 코로나19 확산 기간 해외여행 등이 자유롭지 못했던 영향으로 국내에서 급성장했다.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던 지난해에도 곳곳에서 오픈런(가게 문이 열리자마자 뛰어가 구매하는 행위)이 이어졌고, 명품 회사들은 많게는 네 차례까지 가격을 인상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141억6500만 달러(약 18조7400억원)로 세계 7위권이다. 1인당 소비는 세계 최대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약 42만원)로 미국(280달러), 중국(55달러)을 앞질렀다.
올해 들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백화점 명품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둔화하는 등 전체 명품 업계의 ‘버블’이 꺼질 조짐도 있다. 그러나 루이비통이 오는 29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2023 프리-폴’(Pre-fall) 패션쇼를 여는 등 명품 업체들의 한국 시장 공략은 이어질 전망이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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