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싹쓸이 안돼…1승 건져낸 곰

배영은 2023. 4. 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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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의 3번 타자 양석환(오른쪽)이 16일 서울 라이벌 LG와의 경기에서 7회 초 2사 후 동점 스리런 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 정수빈을 향해 손하트를 날리고 있다. [뉴스1]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의 시즌 첫 3연전에서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두산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즌 세 번째 맞대결에서 10-5로 역전승을 거두고 주말 3연전을 1승 2패로 마무리했다. 6회까지 1-4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7회와 8회 9득점을 몰아치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앞선 두 경기에서 LG에 연패한 아픔을 역전승으로 설욕했다.

이번 시리즈는 LG 염경엽(55) 감독과 두산 이승엽(47) 감독이 처음 맞붙는 일명 ‘엽의 전쟁’으로 관심을 모았다. 잠실의 두 팀을 지휘하는 두 감독의 야구 인생이 여러모로 판이해 더욱 흥미로운 대결로 꼽혔다. 염경엽 감독은 현역 시절 역대 가장 낮은 통산 타율(0.195·1500타석 이상 기준)을 남기고 은퇴했다. 반면 이승엽 감독은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지도자로서도 대조적이다. 염 감독은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 감독을 거쳤고, 두 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베테랑 지도자다. 반면 이 감독은 프로 코치 경험이 전혀 없다. 올해 처음으로 프로야구 지휘봉을 잡았다. 선배인 염 감독은 “맞대결에선 내가 이기고, 이승엽 감독은 다른 팀을 많이 이겨서 좋은 감독이 됐으면 좋겠다”며 ‘농담 반, 진담 반’의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이승엽(왼쪽) 두산 감독이 16일 LG에 승리한 후 선수들과 축하하고 있다. [뉴스1]

첫 두 판은 ‘염의 승리’였다. LG는 지난 13일 첫 대결에서 13-4로 완승했다. 두산이 실책 4개로 자멸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대량 득점했다. 14일 두 번째 경기에서도 LG가 3-1로 승리를 거뒀다. 양 팀 선발의 호투 속에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LG는 빠른 발로 결정적인 득점을 올렸다.

절치부심한 두산은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특유의 뒷심을 앞세워 싹쓸이 패배 위기에서 벗어났다. 1-4로 뒤진 7회 2사 후 정수빈의 우전 안타와 조수행의 볼넷으로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뒤이어 타석에 선 양석환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극적인 동점 3점 홈런(시즌 4호)을 날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8회 승기를 잡았다. 이번엔 LG의 실책이 빌미가 됐다. 1사 후 두산 송승환이 LG 유격수 김민성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했고, 2사 후 안재석의 적시타로 리드를 되찾았다. 정수빈은 이유찬의 몸에 맞는 볼로 계속된 1·2루 기회에서 중견수 머리 위를 넘어가는 적시 3루타를 터트려 주자 둘을 모두 불러들였다.

흐름을 빼앗긴 LG 마운드는 이후 실책을 남발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볼넷 3개와 폭투로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양의지에게 2타점 쐐기 적시 2루타를 맞았다. 두산은 그렇게 3연패를 끊었다.

프로야구 전적(16일)

한편 키움 이정후는 고척 KIA 타이거즈전에서 0-0으로 맞선 연장 10회 말 끝내기 2점 홈런을 터트렸다. 올 시즌 2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두 번째 끝내기 아치다. 2-0으로 승리한 키움은 KIA와의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면서 4연승을 달렸다. 키움 선발 최원태(8이닝)와 KIA 선발 양현종(7이닝)은 나란히 무실점으로 명품 투수전을 펼쳤지만,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빈손으로 물러났다. KIA는 4연패에 빠졌다.

삼성 라이온즈는 6회 말에만 7점을 뽑는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롯데 자이언츠를 9-1로 제압했다. 삼성 선발 원태인은 6과 3분의 2이닝 1실점으로 잘 던져 시즌 첫 승리를 신고했다. 최근 부진했던 삼성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가 결승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KT 위즈는 수원에서 한화 이글스를 14-2로 완파했다. 한화 선발 남지민은 아웃카운트 한 개를 잡는 동안 안타 7개를 내주고 7실점하며 무너졌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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