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나 자신을” 아이브의 ‘나르시시즘’ 통했다

어환희 2023. 4. 1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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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발매한 첫 정규 앨범 ‘아이해브 아이브(I’ve IVE)’로 국내외 주요 차트를 휩쓸고 있는 걸그룹 아이브(IVE). [연합뉴스]

걸그룹 아이브(안유진, 가을, 레이, 장원영, 리즈, 이서)가 화려하게 복귀했다.

지난 10일 발매한 첫 정규 앨범 ‘아이해브 아이브(I’ve IVE)’로 국내외 주요 차트를 휩쓸며, 4세대 대표 걸그룹으로서의 자리매김에 성공했다.

타이틀곡 ‘아이 엠’은 국내 주요 차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선공개곡 ‘키치’와 나란히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발매 2시간 만에 지니, 벅스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이와 함께 앨범 수록곡 전체가 차트에 진입하는 기록을 세웠다. 다음날엔 ‘키치’와 ‘아이 엠’이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의 ‘톱 100’ 차트에서 각각 1·2위를 석권했다. 뉴진스의 ‘디토’ ‘하이프 보이’ ‘OMG’, 블랙핑크 지수의 ‘꽃’과 같은 쟁쟁한 히트곡을 제치고 달성한 순위다. 이후 16일까지 일주일간 ‘아이 엠’과 ‘키치’는 엎치락뒤치락하며 국내 주요 차트에서 1·2위를 유지하고 있다. 음반 판매량도 지난 15일 108만2000장을 기록하며, 블랙핑크와 에스파에 이어 한터차트 기준 발매 첫 주 판매량 100만장을 넘긴 K팝 걸그룹이 됐다.

북미 시장에 진출한 첫 앨범인 만큼 해외에서도 반응이 잇따랐다. 앨범 발매와 동시에 ‘월드와이드 아이튠스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음원 성적도 순항 중이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빌보드가 발표한 최신 차트(4월 15일 자)에 따르면, 선공개곡 ‘키치’는 ‘빌보드 글로벌 200’에 90위로 진입했다. 지난주 152위로 진입한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 차트에서는 105계단 상승해 47위에 이름을 올렸다.

타이틀곡 ‘아이 엠’은 내가 가는 길에 확신을 가지라는 주체적인 삶의 태도를 노래한 곡으로, 후렴구의 폭발적인 고음이 쾌감을 느끼게 한다. 정민재 음악평론가는 “매끈하고 호불호 없는 보편적인 팝 음악을 해 온 아이브의 색깔을 잘 보여준 노래”라면서 “선공개곡 ‘키치’가 저음을 표현했다면, ‘아이엠’은 고음을 겨냥해 음악적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앨범은 ‘아이브’만의 뚜렷한 정체성을 담았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는다. 김작가 음악평론가는 “최근 걸그룹이 들고나오는 음악들이 또 다른 4세대 걸그룹 대세인 ‘뉴진스’의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컨셉을 따라가는 느낌이었는데, 아이브는 그와 정반대로 자신들만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확실히 해 굳히기에 들어갔다”면서 “뉴진스가 K팝 미니마이즈(최소화)의 끝이라면, 아이브는 꽉 채운 고음이 보여주듯 K팝 맥시마이즈(극대화)의 끝이라고도 보인다”고 말했다.

아이브 음악을 관통하는 소재인 나르시시즘(자기애)은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전작 ‘러브 다이브’ ‘애프터 라이크’에서 연인 관계에서의 주도적인 ‘나’를 표현한 데 이어 이번엔 주체적인 삶으로 메시지를 확장했다. 리더 안유진은 지난 10일 앨범 발매 전 기자간담회에서 “이전엔 사랑에서 주체적인 모습이었다면, 이번에는 주체적인 나 자신의 당당함을 표현하려고 했다”며 “자기애와 당당함을 기반으로 상승과 하강이 두렵지 않고, 이마저도 즐기겠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이러한 아이브의 메시지에 젊은 층, 특히 초등학생들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멤버 장원영은 기자간담회에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아이브의 메시지가 초등학생들에게 와 닿은 것 같다”며 감사를 표했다. 정민재 평론가는 “마냥 친근하기보다는 화려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브의 팝스타적인 색깔이 초등학생들에게 워너비(동경)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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