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洪, 강한 사람에 약하고 약한 사람에 강한 태도 고쳐야"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16일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 "모든 잘못의 책임이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쓴소리를 해야 한다"며 '강약약강(強弱弱強)'의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간 갈등 상황에 대한 진행자의 질문에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들이 확실하게 잘라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는 홍준표 시장의 말이 맞다. 김기현 대표가 처음부터 이 문제는 확실하게 정리를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홍 시장도 이 모든 잘못의 책임이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쓴소리를 해야 한다"면서 "강한 사람에게는 약하고, 약한 사람에게 강한 태도는 고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유 전 의원의 이런 발언은 전날 (15일) 홍 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던 사람들, 바람 앞에 수양버들처럼 흐느적거리던 사람들, 갓 들어와 물정도 모르고 날뛰는 사람들이 비록 지금은 오뉴월 메뚜기처럼 한철을 구가하고 있지만, 뿌리 없이 굴면 한순간에 훅 가는게 한국의 현실 정치라는걸 알아야 한다"는 저격에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구체적인 직위나 이름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김기현 지도부를 비롯해 그간 국민의힘 계열의 보수 정당에 적을 둔 적이 있는 유 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 황교안 전 대표 등을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과 전 목사의 연관성은 여당 새 지도부가 꾸려진 직후 김재원 최고위원의 발언 등을 계기로 부각됐다. 김 최고위원은 3·8 전당대회 직후 전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보수단체 행사에선 ‘전광훈 목사 우파 천하통일’ 발언을 했다.
이후 당내에서 전 목사에 대한 ‘절연’ 요구가 나왔으나, 당 지도부가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해 전 목사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홍 시장은 사태 초반부터 당과 전 목사와 관계 단절, 전 목사를 정치권으로 끌어들인 김 최고위원 중징계 등을 김 대표에게 요구했다. 이에 김 대표가 "전 목사는 당원이 아니다"라며 당원이 아닌 사람과 당이 단절하는 방법은 없다고 난감하자 홍 시장은 "김 대표가 전 목사에게 약점 잡힌 게 있냐"며 몰아세웠고 김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당상임고문직 해촉’이라는 카드로 응수했다.
이에 홍 시장은 이날에도 "마치 분란의 원인이 나에게 있는 것으로 마무리되면 나는 앞으로 아무런 말도 아무런 메시지도 낼 수가 없을 것"이라며 그런 잘못된 사태는 막아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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