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파고드는 60초 “이 브랜드, 콘텐츠 맛집이네!”
파급력 높은 새로운 마케팅 채널로 각광
올해의 트렌드를 말할 때 ‘숏폼’을 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1분 안팎의 짧은 영상을 뜻하는 숏폼은 플랫폼에 따라 부르는 말도 다양하다. 숏폼 위주로 취급하는 ‘틱톡’, 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의 ‘쇼츠’,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의 ‘릴스’ 등이 숏폼 콘텐츠로 10~30대 소비자의 성원을 받고 있다. 젊은 소비자가 열광하는 짧은 영상 숏폼은 이제 미디어를 넘어 유통가도 장악하고 있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틱톡 글로벌 이용자 수는 13억명에 이르렀고 유튜브 쇼츠의 하루 평균 조회수는 300억뷰를 기록했다. 16일 ‘대학내일 20대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숏폼 콘텐츠를 경험한 사례는 1990년대생인 Z세대가 81.2%, 1980년대생인 M세대가 69.2%로 나타났다.
유통가에서도 ‘숏폼’을 주요 마케팅 키워드로 삼고 있다. 미래 고객층으로 확보해야 하는 10~30대가 숏폼에 열광하는 점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숏폼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경우가 편의점업계인 것도 타깃 소비층이 10~30대로 선명하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숏폼으로 공략해서 단숨에 성과를 본 사례로는 BGF리테일의 유튜브 쇼츠 콘텐츠 ‘편의점 고인물’과 ‘편의점 뚝딱이’가 대표적이다. CU가 지난해 말 선보인 쇼츠 드라마 ‘편의점 뚝딱이’는 방영 열흘 만에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전 채널 누적 조회수 2000만뷰를 기록했다. 앞서 제작된 ‘편의점 고인물’은 누적 조회수 1억5000만뷰를 올리며 쇼츠 드라마의 대표적인 성공작으로 꼽힌다.
유통가의 숏폼 콘텐츠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등의 짧은 영상이 10대를 넘어 20~30대까지 깊숙이 파고든 게 그즈음이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 가발 제조업체 하이모가 공개한 쇼츠 ‘부럽지가 않어(feat. 이덕화)’는 16일 기준 누적 조회수 270만뷰를 넘어섰다. 하이모는 가수 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어’를 패러디한 영상으로 타깃 소비층이 아닌 10~20대까지 강타했다.
숏폼 드라마가 젊은층만을 위한 콘텐츠라는 선입견과 달리 연령대별 시청 취향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숏폼 시청자 3명 중 1명은 18~24세의 Z세대로 10~20대 시청자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40~50대의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GS리테일은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챗GPT’를 재해석한 유튜브 쇼츠 ‘편GPT-편쪽이’를 지난 11일 공식 론칭했다. ‘편쪽이’는 밉지 않은 알파 세대(2000년대생) 캐릭터로 GS25 상품과 서비스 등에 능통한 것으로 설정됐다. ‘편쪽이’의 답변은 실제로 챗GPT에 GS25 관련 내용을 물어봤을 때 나오는 주요 정보를 각색해 활용된다. GS25는 유튜브 채널에 예능형 콘텐츠를 연계한 운영 전략으로 구독자 수 100만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패션업계에서는 F&F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MLB의 활약이 눈에 띈다. MLB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를 패러디한 숏폼 콘텐츠 ‘늘이농’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늘이농’은 가장 트렌디한 이슈에 위트를 더한 콘텐츠 제작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20세기말 감성을 담은 캠퍼스룩 바시티(varsity) 라인 제품 콘셉트로 10~20대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CU의 숏폼 공식 채널인 ‘씨유튜브’는 10~20대 독자에서 시작해 40~50대까지로 확장되며 구독자 수 최근 84만명까지 이르게 됐다. 지난해 공개된 CU의 숏폼 드라마 ‘편의점 고인물’이 지난해 말 첫선을 보인 ‘편의점 뚝딱이’ 방영 이후 역주행으로 400만뷰를 덤으로 얻은 것도 숏폼에 대한 관심사 폭증을 보여주는 사례다. SSG닷컴은 지난해 하반기 쇼핑 영상 큐레이션 서비스 ‘쓱티비’(SSG.TV)를 선보이고 숏폼 기반의 콘텐츠 경험으로 소비자를 파고들고 있다.
숏폼 콘텐츠 마케팅에 주력하는 함정수 워프코퍼레이션 대표는 “Z세대의 하루 평균 숏폼 콘텐츠 노출 시간은 평일 75.8분, 주말 96.2분 수준으로 올라왔다”며 “숏폼은 기성 마케팅 채널을 대체하는 새로운 홍보 채널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숏폼의 Z세대 대상 파급력을 강조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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