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첫 미국 방문서 4조 투자유치 성과 거둬
올해 경기청년 80명 이상에 두 대학교 해외연수 기회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도지사 취임 후 첫 해외 방문길에 나서 4조원이 넘는 투자유치와 미시간대 등 미국 유명 대학 두 곳과 경기청년사다리프로그램 합의라는 성과를 거두고 15일(현지시각) 미국 방문 일정을 마쳤다.
16일 경기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미시간, 뉴욕, 코네티컷,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등 5개 지역을 방문하며 4개 해외 기업으로부터 약 4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ESR켄달스퀘어(주)가 7년간 약 23억 달러(한화 약 3조 원)를 투자해 경기도 내 최대인 100만㎡ 규모의 친환경 복합물류센터를 개발할 계획이다. 도는 신규 고용효과만 5000여명, 경제 유발효과 2조5000억원, 연간 130억원 이상의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같은 날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산업용 가스업체 에어프로덕츠사와 50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었다.
미국 코네티컷에서는 역시 산업용 가스 기업인 린데(Linde)사와 3억8000만달러(한화 5천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었다. 린데사는 지난 1월 1,5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은 데 이어 3개월 만에 3배가 넘는 추가 투자를 결정해 의미를 더했다. 같은 날 반도체 소재 분야 기업인 미국 인테그리스사는 도와 종합연구소를 수원시에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투자유치 성과 뒤에는 기업에 대한 김 지사의 적극적인 설득과 투자유치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김 지사는 만나는 기업인마다 경기도의 강점과 지원 의지를 맞춤형으로 설파하며 투자를 끌어냈다.
김 지사는 미시간주립대, 뉴욕주립대버팔로와 ‘경기청년사다리프로그램’을 함께하기로 합의하는 등 주목할만한 성과를 이뤘다.
경기청년사다리프로그램은 경기도 청년을 대상으로 해외 대학 연수와 현지 문화체험을 통해 더 높은 꿈을 실현할 기회를 주고 다양한 진로 개척과 도전 의지를 주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사회적 격차 해소와 계층이동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대학과의 협약에 따라 올해만 80명 이상의 경기도 청년이 두 미국 대학에서 해외연수를 할 수 있게 됐다. 두 대학은 올해 ‘경기청년사다리’라는 이름의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어학, 문화체험, 기업탐방, 팀 프로젝트 등의 수업을 제공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미시간대를 포함해 미국과 중국, 호주 등의 대학과 기업에 해마다 300여 명을 경기청년사다리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시킬 계획이다.
또 다른 방문목적인 혁신 동맹 구축에도 구체적 성과가 있었다. 김 지사는 11일 그레첸 휘트머(Gretchen Whitmer) 미시간 주지사와 만나 자동차, 이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전략산업에 대한 혁신동맹 구축 추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 지사가 “배터리, 모빌리티, 바이오 분야는 물론 휘트머 주지사님께서 관심 두고 계신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핵심 지역이다. 경기도와 미시간이 혁신 동맹을 맺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휘트머 주지사는 “같은 생각이다. 양 지역의 기술이나 경제 분야에도 공통점이 많다 앞으로 함께하면 시너지를 얻을 것”이라고 적극 화답했다. 김 지사는 휘트머 주지사에게 현대자동차 북미연구소(HATCI)의 안전 시험센터 준공식 참석, 부산시가 추진 중인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며 외교사절의 역할도 수행해 눈길을 끌었다.
14일에는 글렌 영킨(Glenn Youngkin) 버지니아 주지사와 전화 통화를 통해 양 지역 간 관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경기도와 버지니아주는 1997년 4월 자매결연 협약을 체결하고 활발한 교류를 했지만, 코로나19로 교류가 중단됐었다.
김 지사는 영킨 주지사에게 “버지니아주와 자매 지역 관계를 더 확대하기 위해 중단됐던 정책협의회를 재개했으면 한다. 미래성장산업국장, 국제관계대사 등이 챙기도록 하겠다”라며 양 지역 공무원 인적교류,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지원 등을 제안했다. 영킨 주지사 역시 “양 지역 간 관계가 재활성화되기를 바란다. 저도 챙기겠지만 주 통상장관과 비서실장이 챙기도록 하겠다”라고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다. 김 지사는 이어 한국에 올 기회가 있다면 경기도에 초대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영킨 주지사는 초청에 응할 기회를 기다리겠다고 답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장(Kathleen Stephens. 전 주한미국대사)과도 만나 한미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스티븐스 소장은 한미관계를 평가해 달라는 김 지사의 질문에 “한국 정부가 바뀔 때마다 친미와 반미가 왔다 갔다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편견”이라며 “한미관계는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정권에 상관없이 점점 폭넓고 강한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안보, 경제, 인적교류 기반이 탄탄하고, 실질적 협력이 이뤄지며 회복력이 있는 관계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바라보는 미국의 인식은 몇 년 전만 해도 제일 유명한 코리안이 김정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BTS 등 주목받는 한국인이 많이 등장했고 오징어게임이 대성공을 거두는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김 지사는 미시간대학교의 자율주행차 시험장인 엠시티(Mcity), 현대자동차 북미연구소(HATCI) 등 혁신경제 현장을 방문해 최신 기술 동향 파악과 함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방안 모색의 시간도 가졌다.
또 인공지능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뉴욕대 얀르쿤(Yann LeCun) 교수와도 만나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의 미래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경기도-뉴욕대 간 AI 관련 협업을 제안해 긍정적 답변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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