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분기 성적표는? [MONEY톡]
주가는 실적의 함수다. 아무리 테마가 뜨고 지고 유동성이 주가를 흔든다고 해도 결국 지켜 봐야 할 건 실적이다. 특히 요즘처럼 증시가 출렁일 때는 그렇다.
최근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된 대표적인 종목은 삼성전기다. 다올투자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IBK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무려 8곳의 증권사가 3월 들어 삼성전기의 1분기 실적을 상향 조정했다.증권가에서 전망하는 삼성전기의 1분기 영업이익은 1295억 원이다. 2월(1275억 원) 대비 큰 수치는 아니지만, 다수 증권사가 공통적으로 추정치를 높여 잡은 만큼 ‘깜짝 실적’이 기대된다.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회복되는 분위기인 데다, 올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사업 부문의 고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LG전자 실적 기대치도 높다. 2월만 하더라도 전망치는 9550억 원 수준이었으나, 최근 1조683억 원까지 높아졌다. 코스피 시가총액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실적 전망치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지침 발표에서 한국 배터리업체 주장이 대거 받아들여졌다. 배터리 원가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양극재와 음극재 등 핵심소재는 ‘광물’로 정의했다.
배터리 광물의 경우,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수입한 재료를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가공해 부가가치 50% 이상을 올릴 수 있다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북미서 대규모 배터리를 생산하는 국내 배터리 3사는 조(兆)단위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세액공제가 영업이익으로 회계처리될 경우 올해 4700억 원, 2024년 1조1000억 원, 2025년 2조2000억 원의 이익을 볼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 역시 1분기 호실적이 기대되는 기업 중 한 곳이다. 기아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278억 원. 2월에는 1조9877억 원 수준이었으나, 최근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DB금융투자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며 2조 원을 넘어섰다. 효성티앤씨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상향 조정한 증권사도 3곳에 달한다. 하나증권, 하이투자증권,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완공된 중국 닝샤 공장 가동률이 높아진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 외 본격적인 수요 회복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는 저비용항공사(LCC)와 견조한(주가가 높게 유지되는 것) 해외 실적이 예상되는 소비재 기업도 주목해야 한다. LCC 중에서는 중국 노선 재개효과가 기대되는 진에어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진다. 농심도 전문가들이 꼽는 ‘깜짝 실적’ 후보다. 지난 2년간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가격 경쟁력과 브랜드 파워를 보유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1분기 ‘깜짝 실적’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이익 개선 흐름이 나타나는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분기 실적 추정치에 대한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분기 호실적에 이어 2분기 이익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방산 부문에서 해외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LS일렉트릭 역시 1분기 호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2분기 영업이익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LS일렉트릭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477억 원이다. 2월에는 426억 원 수준이었으나, 최근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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